세계 최대 유통회사인 월마트와 세계 최대 소비재 생산업체인 P&G가 30년 넘게 이어온 우호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두 회사가 극단적인 경영 전략을 펼치면서 굳건히 유지돼 왔던 동맹관계가 흔들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두 회사는 1987년 P&G가 월마트 아칸소 본사 인근에 사무실을 개설한 이후 30년 넘게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근거리에서 교류를 거듭하며 상품 개발과 발매 계획을 함께 정하고 소비자 행동 데이터를 공유하는 등 같은 회사라고 인식될 정도의 관계를 이어왔다. 월마트는 중산층 고객들이 P&G 상품을 필요 이상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매장내 물품 위치와 범위 확대에 가장 큰 조력자 역할을 해 왔다. 2001년 P&G가 세트당 40달러(5만원)에 달하는 치아미백 상품을 출시했을 때 월마트는 특별 행사장을 마련해 판매 촉진을 돕기도 했다. 지난해 P&G가 월마트를 통해 거둬들인 매출만 100억달러(11조70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2014년 P&G가 월마트의 경쟁업체인 독일계 할인점 ‘알디’에 탈취제 ‘페브리즈’를 월마트 공급가의 4분의 1에 제공하면서 월마트 심기를 건드렸다. 월마트는 즉각 P&G에 알디와 동일 수준의 가격으로 공급하라고 압박했고 P&G는 지난해 해당 제품을 알디보다 27센트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기로 했다.
두 회사의 갈등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엔 월마트가 P&G의 라이벌 업체의 세탁세제 상품을 매장에 대대적으로 진열하면서 P&G에게 ‘복수’의 칼을 던졌다.
이러한 갈등은 양사의 새로운 경영진이 전혀 다른 전략을 펼치면서 장기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월마트는 지난해 초 미국내 154개 매장을 일제히 폐쇄하고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새로운 전략을 발표했다. 아마존 등 온라인 업체들이 인기를 끌고있는 가운데 월마트는 공급업체들에게 지금보다 낮은 단가로 물품을 제공하라는 압박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P&G는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프리미엄 이미지’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P&G는 다수의 개별 히트상품을 보유하고 있으나 새로운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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