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콕스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이 피격당하기 직전 모습을 남편 브렌단 콕스가 트위터에 게재했다. 그녀 옆에보이는 화물선은 그녀의 가족들이 런던에서 거주하는 곳이다. 자료=브렌단 콕스 트위터 |
실제로 투표를 불과 일주일 앞둔 유권자들의 심리는 살해 용의자인 토마스 메어(52) 범행 동기에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단 메어가 일정한 직장도 없이 이웃과 교류를 단절한 ‘외톨이’인데다 오래전부터 정신분열을 앓아 왔다는 점에서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앨런 러스킨 도이체방크 글로벌 외환시장부문 공동수석은 “투표 하루 이틀전에 터진 일이라면 모르지만 아직 투표가 일주일이나 남은 상황에서 국민들 판단에 직접적 잣대가 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메어가 장기간 극우성향을 이어왔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아파르트헤이트(남아프리카공화국 인종차별제도)를 지지한 단체 ‘스프링복’은 2006년 그를 “오랫동안 ‘남아프리카공화국 애국자들(극우성향 잡지)’을 후원한 인물”이라 소개한 글을 홈페이지에 남겼다.
메어가 콕스 의원을 총격하면서 “영국이 먼저(Britain First)”라 외친 탓에 ‘브리턴퍼스트’라는 이름의 영국의 극우정당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이 정당은 EU탈퇴를 주장하고 반EU·반이민 정책을 표방해왔다. 브리턴퍼스트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끔찍한 일”이라며 “하지만 범인이 외친 것은 우리 정당 이름이 아니라 ‘구호’ 일뿐”이라며 의미 축소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건 직전까지 공표된 여론 조사에서는 브렉시트 찬성이 반대를 앞서는 형국이었다. 16일(현지시간) 공표된 여론조사(입소스 모리 조사)에서는 브렉시트 찬성이 49%, 반대가 43%로 나왔다. 같은 날 ICM이 발표한 조사결과에서도 찬성(49%)이 반대(44%)를 5%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17일 당초 여론조사를 발표 예정이었던 BMG는 조사결과 발표를 하루 늦췄다. 가뜩이나 콕스의원 피살 사건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는 민심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영국 정부도 만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국민투표 자체가 연기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치인들의 찬·반 캠페인이 모두 중단되고 투표에 대한 국민의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깜깜이’ 투표를 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자칫 투표를 연기했다간 브렉시트 반대 전선의 캐머런 정부가 더욱 ‘궁지’에 몰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번 사건으
[이지용 기자 / 문재용 기자 /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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