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의 창업자인 한국계 손 마사요시(孫正義·한국명 손정의) 사장이 인공지능(AI) 사업에 대한 의욕 때문에 은퇴를 5~10년 미루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닛케이신문과 NHK방송에 따르면 22일 손 사장은 도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주주총회에 참석해 “인공지능이 인류 전체의 지성을 넘어서는 특이점(singularity·질적 도약이 생기는 특정 시점)의 도래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이 확산되는 정보혁명의 기회가 열린 시점에 경영을 더 하고 싶다는 묘한 욕심이 생겨났다”며 “나이가 너무 들어 경영을 해서는 안 되기에 5~10년만 더 있겠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58세인 손 사장은 2년 전 후계자감으로 영입했던 구글 최고사업책임자(CBO) 겸 수석부사장 니케시 아로라(48) 부사장의 퇴임도 직접 발표했다. 손 사장이 미 서해안을 몇 차례 오가며 스카우트에 성공했던 아로라 부사장은 다음 달 1일 소프트뱅크그룹 고문으로 물러난다.
손 사장은 “내 마음이 준비되지 않았는데 사장직을 양보하고 나중에 다투기 싫었다”며 “솔직히 아로라에게 말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아로라 부사장의 퇴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순전히 내 이기심 때문에 회사에 더 남기로 한 것”이라며 “아로라 부사장이 가장 큰 피해자이고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로라 부사장은 “비즈니스에 천재인 손 사장을 가만둘 수 없었다”며 퇴임 요구를 받아들였다.
손 사장이 현재 집중하는 분야는 인공지능과 로봇, 사물인터넷(IoT)이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인간형 로봇 페퍼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대량 생산해 판매에 나섰다. 손 사장은 “앞으로 30년을 바라보면 우리의 초점은 의심의 여지없이 인공지능과 로봇, 사물인터넷”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공지능이 단순히 지식이 아닌 지능 면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일이 이번 세기에 일어날 것”이라며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인터넷을 통해
손 사장은 앞서 최근 게임회사 슈퍼셀과 중국 알리바바 주식 등을 매각해 2조엔(약 22조 1100억원)을 마련했다. 손 회장은 2조엔 자금 용도에 대해 “공격적인 투자와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홍두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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