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후폭풍, 英 정치권에도 '타격'…내홍에 휘말려
↑ 브렉시트 후폭풍/사진=연합뉴스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으로 지구촌에 혼란이 닥쳤으나 이를 수습할 영국 정치권이 먼저 타격을 받고 내홍에 휘말렸습니다.
이 때문에 탈퇴 절차의 시행이나 보류, 재검토 등을 신속하게 결단해야 할 영국의 지도력이 실종돼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브렉시트 이후의 도미노 이탈과 국제적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EU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까지 브렉시트 후속대책 논의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국민투표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임을 선언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을 10월 선출되는 후임에게 떠넘겼습니다.
브렉시트 투표 과정에서 지지와 반대로 갈라졌던 보수당은 그 기간에 후임 총리 선출을 놓고 내분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나온 24일 캐머런 총리는 사임을 선언하면서 브렉시트 이행 절차는 차기 총리에게 넘겼습니다.
그는 "탈퇴 협상은 새 총리 아래 시작돼야 한다"며 EU 이사회에 정식으로 탈퇴 의사를 통보하는 시기는 자신이 아닌 후임자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탈퇴 진영의 선두에 섰던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이 가장 유력한 차기 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그 역시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보수당 원로들은 27일 총리 선출을 위한 경선 일정 논의를 시작하고, 캐머런 총리 지지파에서는 존슨 전 시장에 맞설 다른 후보를 물색하는 등 후임 총리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브렉시트 반대 캠페인을 펼쳐온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도 당내 '반란'에 직면했습니다.
힐러리 벤 예비내각 외무담당이 "코빈이 대표로 있는 한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며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공격하고 나서자 코빈 대표는 26일 즉각 해임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예비내각의 동료 의원과 칼 터너 예비내각 검찰총장 등 11명이 한꺼번에 자진 사임했습니다.
이에 앞서 노동당의 2명의 의원은 국민투표에서 코빈 대표가 노동당 지지층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며 대표 불신임안을 제기했습니다.
코빈 대표는 내각 의원들의 집단 사임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사임할 뜻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나에게 표를 전진 사람들, 노동당 지지자들의 믿음을 저버릴 수 없다"며 "노동당 지도자를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은 민주적인 선거에 나서야 하고, 나도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둘러싸고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보수당과 노동당을 향해 "지도력 공백사태가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렉시트 반대를 외쳐온 스터전 수반은 "영국민을 대신해 완전히 절망적인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브렉시트 결정 후 실제 탈퇴까지의 불확실한 시간이 경제의 최대 악재라고 보는 마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도 불만의 목소리를 토했습니다.
슐츠 의장은 독일 빌트암존탁과의 인터뷰에서 캐머런 총리가 참석하는 28일 유럽의회 정상회의가 브렉시트 절차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영국이 EU 회원국 의회들의 비준까지 각각 마치고 EU로부터 완전히 결별하려면 무려 7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