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브렉시트(EU 탈퇴) 결정 이후 중국 기업들이 앞다퉈 영국 투자에 나서고 있다. 파운드화 약세를 틈타 대규모 인수합병(M&A) 계약과 투자계약을 체결해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의 대표 민간기업인 포선그룹은 영국 프로축구팀 울버햄튼을 4500만파운드(약 68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23일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포선그룹은 이러한 조건에 기존 대주주인 스티브 모건으로부터 축구팀의 모든 자산과 부채를 떠안기로 했다. 인수가격이 비교적 낮은 이유는 울버햄튼이 프리미어리그 1부리그가 아닌 2부리그 소속이기 때문이다.
중국 쓰촨궈동건설은 최근 영국 셰필드시와 대규모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60년간 10억파운드(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해 호텔, 쇼핑몰, 레저시실을 개발하기로 한 것. 이를 위해 쓰촨궈동은 총 투자금액의 22%를 3년내에 조기집행하기로 했다. 셰필드시는 쓰촨궈동의 투자에 대해 “브렉시트 이후 높아진 불확실성 속에서 이번 반전의 기회를 잡게 됐다”고 환영했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중국 최고 부자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이 영국에 본사를 둔 유럽 최대 극장 체인을 인수했다. 완다그룹이 보유한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가 오데온 앤 유씨아이(Odeon & UCI) 시네마 그룹을 영국계 사모펀드로부터 9억2100만파운드(약 1조4000억원)에 사들인 것. 지난 2013년부터 오데온 인수를 타진해온 완다는 브렉시트를 계기로 파운드화 가치가 수십 년래 최저로 떨어지자 베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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