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소년원 잔혹행위 파문…"감방 안에 최루탄 쏘기도"
↑ 호주 소년원 잔혹행위/사진=연합뉴스 |
호주의 한 소년원에서 쿠바 관타나모의 미군 수용소를 연상시키는 잔혹행위가 벌어진 것으로 드러나 호주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호주 공영 ABC방송의 시사프로그램 '포 코너스'(Four Corners)는 25일 북부준주(NT)의 돈 데일 소년원에서 최근 수년간 벌어진 여러 형태의 잔혹행위를 고발했습니다.
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17살의 딜런 볼러는 머리는 두건에 갇히고 손목과 발목, 목 부분은 의자에 묶인 채 약 2시간 앉아 있었습니다. 상의가 벗겨진 채 볼러가 앉아 있는 의자는 수감자의 손발을 묶어놓을 수 있는 특수 용도로 제작된 것이었습니다.
볼러가 감방 안에서 매트리스를 물어뜯고 화장지를 던지는 행동을 했으며 자해위협까지 한 뒤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방송은 교도관 4명이 자연스럽게 볼러를 의자에 묶는 모습은 이런 행위가 반복적으로 이뤄져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감방 안으로 최루가스가 살포되면서 볼러와 동료 5명이 숨을 제대로 못 쉬어 고통스러워하거나 울음을 터트리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결국 5명의 소년에게는 감방 밖으로 끌려나가 물이 뿌려지는 조치가 취해졌지만, 한 소년은 8분 동안 계속 갇혀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볼러는 감방 안에서 내동댕이 처지거나 반복적으로 옷이 벗겨졌으며 독방에 감금되곤 했습니다.
볼러는 11살 때부터 폭행과 강도 등으로 소년원을 들락거렸으며 18살인 지금은 성인 교도소에 수감돼 있습니다.
인권 탄압으로 악명이 높은 관타나모 수용소에서나 있을 법한 이같은 내용은 호주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맬컴 턴불 총리는 보도 다음날인 26일 오전 진상조사를 위한 위원회 설치를 발표했습니다.
턴불 총리는 "매우 충격을 받았다"며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방치되고, 그것이 폭로되지도 않은 문화를 밝힐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호주인권위원회의 질리언 트릭스 위원장은 "우리가 이런 식으로 우리 아이들을 다루는 것으로 드러났다면 형사범죄로 기소되고 아이들도 빼앗기게 될 것"이라며 적절한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법정 변호사인 존 로런스는 한 술 더
하지만 북부준주 정부는 다른 수감자나 교도관의 안전을 위해서는 흥분한 수감자의 활동을 억제하기 위한 장치, 즉 특수 의자 정도는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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