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상 4차례 수상에 빛나는 헐리우드 명 배우이자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트럼프 지지 의사를 밝혔다. 지난 3일(현지시간) 발간된 월간 잡지 ‘에스콰이어’와의 인터뷰에서다.
이스트우드는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그래도 트럼프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 중에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면 트럼프를 고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클린턴 후보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밝힌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스트우드는 한때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거론됐을 정도로 골수 공화당원이다. 2012년 대선 당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미트 롬니 후보 지지연설을 했고, 그 전 대선에서는 존 매케인 후보를 지지했다.
이스트우드는 트럼프가 부동산 투자 비법을 가르쳐 준다며 사기를 친 혐의로 집단소송을 당했을 당시 “판사가 멕시코계라서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없다”고 말해 비난을 받았던 사례를 지적하며 그가 언론으로부터 부당하게 공격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트우드는 “그건 정말 멍청한 말이었고, 이것 말고도 트럼프는 멍청한 말을 많이 했지만 그건 민주당도 마찬가지”라며 “언론이 그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몰아가고, 정말 재수없는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트우드는 차별적인 언어 사용이나 행동을 피하는 원칙을 뜻하는 ‘정치적 정당성’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정치적 정당성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만들며 비난하는 경우가 너무 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요즘 사람들은 모든 것을 인종차별과 관련지어 다른 사람들을 비난한다”며 “내가 나고 자랄 때는 그런 것들을 가지고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 세대는 비굴하고 아첨이나 일삼는데다 비겁하기까지 하다”는 말
트럼프의 막말 논란에 대해 이스트우드는 “트럼프는 머리 속에 있는 생각을 그대로 표출하는 스타일”이라며 “때때로 옳지 않은 말을 하기도 하고, 그의 말에 전부 동의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그가 왜 그런 말들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옹호했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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