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11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근교의 한 공장에서 유세하고 있다. |
21일(현지시간) 대선 전망을 정기적이고 전문적으로 분석해 온 버지니아대학 정치연구소의 ‘크리스탈 볼’ 보고서는 힐러리가 민주당 성향의 지역에서 이미 과반이 넘는 27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으며 경합주에서도 우세를 보이고 있어 최대 348명까지 선거인단을 가져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최근 경합주에서 지지율 하락을 거듭하며 190명의 선거인단을 얻고 있는 데 그친다고 분석했다.
경합주인 펜실베니아 오하이오 아이오와 등이 힐러리 쪽으로 기울었고 과거 대선에서 민주당이 항상 승리했던 뉴햄프셔 만이 ‘민주당 우세’에서 ‘민주당 가능’으로 약화됐을 뿐이다. 하지만 뉴햄프셔 버몬트 등을 지지기반으로 두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내달부터 힐러리 지원유세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뉴햄프셔 역시 힐러리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래리 사바토 버지니아대 정치연구소장은 최근 미국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에게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공화당 성향의 주를 모두 이겨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부 민주당이 우위인 지역도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전문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종합 통계 역시 힐러리는 이미 선거인단 272명을 확보했으며 트럼프는 154명을 얻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16일 의회에 제출한 힐러리 수사기록에 힐러리가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의 권유로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선거기간 내내 힐러리를 괴롭혔던 이메일 스캔들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파월 장관은 공화당 출신의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재임 초기 국무장관으로 공화당이 이메일 스캔들을 소재로 힐러리를 공격하겠다는 전략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파월 측은 “당시 대화 내용이 정확하지 않지만 나는 개인 이메일을 통해 기밀을 주고받은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법원이 힐러리를 향해 “시민단체의 ‘이메일 조사’에 답변하라” 명령함으로써 선거가 끝날 때까지 이메일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트럼프는 흑인과 히스패닉 공략을 본격화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트럼프는 20일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12개 주 히스패닉 대표들을 만나 지지를 당부했다. 또 19일에는 흑인 인구비율이 높은 홍수 피해지역 루이지애나를 찾았다. 이날 미시건 유세에서는 “힐러리가 흑인 유권자들을 이용하고 있다”며 “자신이 흑인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
트럼프 진영은 또 미뤄왔던 TV광고를 시작하면서 “트럼프의 미국은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최측근이었던 폴 매너포트 전 선대위원장의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미국 법무부와 FBI가 합동 수사에 나서는 등 악재도 적지 않다. 트럼프가 선대위원장을 전격 교체하고 수습에 나섰지만 선거캠프의 새 수장인 스티븐 배넌 캠프 최고경영자(CEO) 역시 강경보수 언론인 출신으로 ‘싸움꾼’으로 정평이 나
트럼프 소유 기업의 채무가 당초 연방선거위원회에 제출한 3억1500만달러의 2배가 넘는 6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 등도 트럼프에게 악재가 될 전망이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