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정말 경제학자들의 캔디스토어다.”
그동안 경제학자들이 가장 선호하던 지역은 시카고 또는 보스톤, 뉴욕, 필라델피아 등 아이비리그 대학이 밀집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 기술 기업 붐이 인간의 경제활동에 기초를 둔 사회 질서를 연구하는 경제학자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경제학을 연구하는데 가장 필요한 두가지 ‘풍부한 데이터’ 그리고 ‘시장’이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즈는 5일(현지시간) 상아탑(대학)을 떠나 실리콘밸리로 자리를 옮기는 경제학자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 사례가 경제학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인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8년간 재직하다 지난 2013년 에어비앤비로 옮긴 피터 콜스다. 하버드대에서 촉망받는 학자로 주목받던 콜스를 움직인 것은 바로 에어비앤비가 보유한 새로운 ‘데이터’였다.
기존 경제학자들은 각 기업에서 불황, 실업률, 환율 등 거시경제를 조언해 왔다. 하지만 피터 콜스 같은 경제학자들은 글로벌 거시경제 트렌드 보다는 광고, 영화, 음악, 여행 등 각 영역에서 가격 책정, 인센티브제, 소비자 판단 및 행동 등을 연구한다.
예를 들어 우버나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경제 사이트에서는 자동차 또는 숙박 제공자에게 ‘평점’이 매겨지는데 4.5 점과 4.6 점(5점 만점)에는 상당한 차이가 발견됐는데 이 차이를 해석하고 경영에 적용하는 것이다. 콜스도 에어비앤비에서 여행객들이 언제 숙박 예약을 행동에 옮기는지, 이것이 인종이나 성별, 국가별로 다른지 등의 소비자 행동을 연구한다. 넷플릭스의 경제학자 랜달 르위스는 ‘광고 효율성’을 측정한다. 광고를 보고 소비자들이 어떤 행동을 일으키는지, 그리고 광고로 인해 쉽게 야기되는 행동을 찾는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은 새로운 데이터를 매일 생성하고 이를 해석할 경제학자들을 찾고 있다. 아마존은 아예 경제학자 전용 채용사이트(www.amazoneconomistjobs.com)를 열기까지 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경제학자들에게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것도 무시 못한다.
대학에서는 최대 15만 달러(1억6600만 원) 정도 연봉을 주지만 실리콘밸리 기업은 통상 20만 달러(2억2100만 원) 이상을 제시하며 여기에 각종 보너스와 스톡옵션 등은 기본으로 준다. 실리콘밸리의 자유로운 업무 환경도 젊은 경제학자들이 미 동부를 떠나 서부로 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제학의 실리콘밸리 붐은 대학 커리큘럼도 바꿔놓고 있다. 예일대는 올 가을학기부터 경제학과 CS(컴퓨터 사이언스)를 결합한 ‘디지털 경제 설계’라는 과목을 새롭게 만들었다. 경제학 학부, 대학원생들이 점차 컴퓨터 사이언스 과목을 이수하고 복수전공 하려는 학생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경제학자 채용 사이트에는 파이선, 자바, C++과 같은 빅데이터, 머신러닝에 필요한 코딩을 아는 인재를 뽑는다고 적시하기도 했다.
글랜 윌(G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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