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터키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해 현지에서 지식인의 상징으로 추대되고 있는 오르한 파무크가 “터키에 더 이상 사상의 자유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에르도안 정권의 쿠데타 세력 숙청작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파무크는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의 11일자 신문 1면에 실은 ‘자유를 없애려는 터키를 향한 나의 분노’라는 제목의 서신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터키 정부는 조금이라도 자기들을 비판하는 자들을 모두 잡아들이고 있다”면서 “터키는 법치국가에서 공포 독재정권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터키의 저명 언론인과 경제학자들을 무자비하게 잡아들이는 것에 강하게 분노한다”면서 “쿠데타 이후 대량 해고와 구금의 근원에는 ‘포악한 증오’가 도사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파무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행보를 꾸준히 비판해왔으나 지난 7월 쿠데타 이후 공개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무크는 현재 자신의 작품인 ‘순수 박물관’에서 영감을 얻는 영화 제작을 돕기 위해 이탈리아에 체류하면서 이번 서신을 작성했다.
이날 라 레푸블리카에는 파무크를 비롯해 영국의 사회비평가이자 부커상 수상작가인 존 버거 등 약 40명의 지식인이 터키 정부의 ‘피의 숙청’을 비판하며 구금된 자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서신이 실렸다.
지식인들이 공동행동에 나선 것은 지난 10일에는 터키 검찰이 현지 저명 언론인인 아흐메트 알탄과 그의 동생 메흐메트가 쿠데타 발생 전날 방송
그러나 터키 현지 언론들은 이같은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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