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거대 운송 네트워크 구축을 꾀하면서 ‘운송업 거물’로 부상하고 있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다수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이 배송 안정성을 강화한다며 자체 물류망을 확보해왔지만 사실은 글로벌 물류 강자를 노리고 있는 것이라 보도했다. 지난 1년간 자사 트럭으로 직접 배송을 하고 대형 화물기 40대를 임차해 투입하는 등 독자적인 운송망을 만들어온 아마존이 최근에는 UPS와 FedEx에서 간부 수십명을 빼내온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이에 따라 아마존이 글로벌 물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WSJ는 아마존은 시장을 하나씩 잠식하는 전략을 구사했는데 이번에는 아마존의 성공을 도왔던 FedEx와 UPS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손실을 무릎쓰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으로 몸집을 불려왔다.
미국 양대 물류회사인 FedEx와 UPS는 초긴장하고 있다.
아마존이 양사 매출에 상당 부분을 기여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운송망 구축을 완료하면 4000억달러(약 438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물류 공룡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UPS의 경우 아마존을 통한 배송 물량이 10억달러(1조953억 원)을 차지해 당장 타격이 예상된다. 반대로 아마존은 자사 매출에서 10.8%를 차지하는 운송비를 절약해 비용 절감을 달성할 수 있다.
아마존의 위상은 날로 커지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블룸리치가 5일 미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상품 정보를 찾을 때 맨 먼저 찾는 곳을 물어본 결과 아마존을 꼽은 사람이 55%로 나타나 작년 조사에 비해 11% 급등했다. 반면 구글과 야후 등 검색엔진을 이용한다는 응답은 1년 전의 34%에서 28%로 줄었고, 월마트 같은 대형 소매상점의 웹사이트를 찾는다는 응답도 21%에서 16%로 감소했다
내로라하는 대형 소매상과 검색엔진들이 나가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마존 주가는 파죽지세로 오르고 있다. 22일 아마존 주가는 전일 대비 1.89% 급등해 사상 처음으로 8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4월 사상 처음으로 4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1년 5개월 만에 두배로 뛴 것이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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