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빅브라더’ 막기 위해 ‘IT 빅5’ 뭉쳤다

정보의 독점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권력, 체제를 빅브라더(Big Brother)라고 한다. 기계가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통제하는 빅브라더출현이 우려된다. 하지만 이 같은 빅브라더 출현을 막기 위해 구글, 아마존, IBM, 페이스북, MS 등이 뭉쳤다. 가히 빅브라더의 반대인 ‘스몰 브라더’의 연합체라 부를만하다.
29일(현지시각) 구글, 아마존, IBM,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5개사는 인공지능 (AI )관련 주요 이슈를 논의하고 지원하기 위해 ‘인공지능 파트너십(Partnership on Artficial Intelligence)’이라는 협의체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공동의장은 MS 에릭 호비츠와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인 무스타파 술리만이 맡았다. 미래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공동의 이익을 위한 ‘연합’을 만들긴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미국 언론은 ‘역사적 연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구글, 아마존, IBM, 페이스북, MS 등 5개사는 앞으로 인공지능 관련 윤리 규정을 만들고 개인정보 보호 방안을 마련할 뿐만 아니라 각사가 파편적으로 개발 중인 기술을 소통할 수 등을 플랫폼 구축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들은 사실상 인공지능 기술 및 윤리 ‘표준’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5개사는 소비자 및 기업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들이 협의체를 구성한 것은 AI 기술 발전에 따라 부정적인 인식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경제, 산업 발전을 돕는다는 논리보다 ‘일자리를 없앤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 사실. 5개사는 우선 AI가 인간에 이로운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윤리적 사용을 적극 지원한다는 목표다.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교육을 하고 비영리 조직 전문가들의 지원도 받을 예정이다.
얀 레쿤 페이스북 인공지능 총괄은 “인공지능은 사회 변화의 정점에 있고 인공지능 연구는 공개돼야 한다. 인공지능은 우리가 서로 연결되는 방식을 바꾸고 교통, 도시 관련 부분을 변화시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파트너십’은 향후 더 많은 인공지능 관련 기업들이 가입하도록 권유할 예정이다. 학계와 비영리조직에 몸담고 있는 연구자까지 포함하는 컨소시엄을 만들 계획도 세웠다.
이번 연합은 실리콘밸리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인 인공지능 기업간 미묘한 분위기도 만들고 있다. 인공지능 관련 최고 기술과 데이터를 가진 기업들은 트위터, 인텔, 엔비디아, 바이두, 애플 등은 AI 파트너십 출범에 참여하지 않았다. 특히 애플은 파트너십 가입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5개사 연합에서 빠진 것은 애플이 인공지능 관련 기술 수준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