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영국을 이끌고 있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 전략으로 ‘섹터별(sector-by-sector)’ 접근법을 제시했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 (FT)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메이 총리는 자신이 속한 보수당 컨퍼런스에서 총리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연설하면서 브렉시트 협상 방안과 향후 유럽연합(EU)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브렉시트 국민투표의 핵심이었던 이민자 유입은 철저하게 통제하면서도 EU와 섹터별로 양자 협상을 추진함으로써 영국 기업들이 최대한 수혜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유지하기 위해 이민자 통제를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섹터별 협상과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자동차, 제약, 금융 등 특정 섹터에 대해서는 더 심도있는 협상을 통해 EU 단일시장에 있을 때 누리던 혜택을 최대한 유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날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공식 협상을 내년 3월 말까지는 개시하겠다며 협상 시간표도 제시했다. 리스본조약 50조가 발동되면 그 시점으로부터 2년 안에 탈퇴 협상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2019년 초에는 영국이 EU를 공식 탈퇴하는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메이 총리는 “우리는 완전하게 독립적인 자주 국가가 될 것”이라면서 “더 이상 의회와 사법기구를 뛰어넘는 초국가적 권한을 가진 정치적 공동체에 속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영국과 EU의 새 관계는)노르웨이 모델이나 스위스 모델도 아닐 것”이라면서 “독립자주국인 영국과 EU 간의 협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EU 고위 관계자들은 이같은 방안이 ‘아전인수’ 격이라며 비판하고 있어 실제 영국이 얼마나 유리한 협상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한 EU 외교관은 “영국 정부가 체리피킹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꼬집었다.
메이 총리가 명확한 협상 개시 시점을 밝히면서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달러 대비 약 3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3일 달러 대비 파운드화는 장중 한 때 1% 넘게 떨어진 1.2818달러까지 하락, 지난 198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 7월 6일(1.2796달러)에 근접했다. 파운드화는 유로화 대비로도 약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이날 오후 한 때 1.1438유로까지 내려갔다. 스프레덱스의 금융 애널리스트인 코너 캠벨은 “메이 총리가 내년 3월 말
다만 파운드화 가치가 내려가면서 수출 기업들 주가가 오르자 증시는 상승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장중 한때 6996.43까지 오르며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강다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