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긴장감이 감돌던 중국과 필리핀이 경제협력을 통해 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2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은 필리핀의 친구”라며 “뿌리가 깊어 쉽게 잘라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겨울이 가까워질 때 베이징에 도착했지만 양국 관계는 봄날”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 대해 “중국과 필리핀 관계의 중요한 이정표”라며 “양국은 비바람을 겪었지만 우정과 협력을 원하는 근간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중국해 갈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시 주석은 “중국과 필리핀 국민은 피를 나눈 친형제”라고도 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 기업들이 필리핀에 적극 투자하도록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또 “필리핀이 신실크로드 사업에 동참하기를 희망하며 이를 통해 중국이 필리핀의 철도·도로·항구 등 인프라 개발에 적극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주도하는 ‘마약과의 전쟁’을 지지한다는 뜻도 전했다. 그는 “중국은 마약과 테러, 범죄 소탕을 위한 필리핀 정부의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이를 위한 양국 간 공조 의지도 밝혔다.
정상회담 이후 양국은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제·투자·산업 에너지·
미국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최근 “이젠 미국과 작별을 고할 시간”이라며 “더 이상 미국의 간섭이나 미국과의 군사훈련은 없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상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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