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6개월 무렵 엄마 뱃속에서 나와 종양제거 수술을 받은 다음 다시 뱃속에 들어갔던 아기가 12주를 마저 채운 후 세상 밖을 무사히 나왔다.
영국 언론 매체 등에 따르면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베일러 병원 아동태아센터 수술팀은 텍사스 플레이노에 사는 임신부 마거릭 뵈머를 초음파 검진하다 임신 3개월 된 태아에 ‘천미골 기형종’이라는 악성 종양을 발견했다.
천미골 기형종은 태아 3만~7만명 중 한명 꼴로 생기는 악성 종양으로 대개 아기가 태어난 후 제거 수술을 하지만 이번 경우는 태아의 혈액 흐름을 막아 태아가 숨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고 수술을 진행한 대럴 캐스 박사는 설명했다.
임신 6개월이 됐을 때 종양의 크기가 태아 크기만큼 커진 것을 확인한 의료진은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은 산모의 자궁을 절개해 태아를 꺼내 종양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태아는 엄마 뱃속 밖으로 약 20분가량 ‘외출’을 했다.
캐스 박사는 “수술은 약 5시간 걸렸고 양수가 거의 다 쏟아졌다”면서 “수술이 신속하게 이루어져 20분밖에 걸리지 않았고, 수술 후 다시 태아를 자궁에 넣어 봉합했다”고 말했다.
태아는 엄마 뱃속에서 나머지 석 달을 채운 후 지난 6월 6일 제왕절개로 다시 무사히 세상 밖으로 나왔다.
수술 당시 몸무게가 1.14kg이었던 태아는 몸무게 3.41kg의 건강한 아기로 다시 태어났다.
캐스 박사는 “자궁을 절개해 태아를 꺼낸 후 다시 태아를 자궁에 넣어 봉합해 출산케 하는 것은 기적과 다름없는 일”
산모 마거릿 뵈머는 “아기를 살리고 싶어서 수술 결정이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린리 뵈머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아기는 태어난 지 8일 후 잔여 종양 제거 수술을 다시 받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고 영국 언론 매체들은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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