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여론조사가 예측에 실패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맞춘 ‘속설’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정식 여론조사 기법이 아닌 ‘속설’이지만 그 성격상 대선때마다 회자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먼저 대통령 후보자의 목소리와 관련된 속설이다. 케이시 클로프스태드 마이애미 교수는 2012년 미 하원 선거를 분석할 결과 굵고 낮은 목소리의 후보자가 선거에서 이길 확률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2015년 실험에서도 유사한 성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한가지 예외가 있었다. 상대가 여성일 경우 높은 톤을 가진 남성이 유리하다는 것이었다. 트럼프 당선자의 목소리는 중저음과는 거리가 멀다. 트럼프의 목소리는 215 헤르츠(hz)로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테드 크루즈 (234 헤르츠) 후보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목소리와 관련된 속설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맞은 셈이다.
선출직 임기로 당선 여부를 가늠하는 ‘라우치의 법칙’도 있다. 2013년 내셔널 저널(National Journal)에 일하던 조나난 라우치는 선출직에 14년 이상 근무했으면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선출직에는 주지사, 상·하원 의원, 시장등이 포함된다. 힐러리 클린턴은 2000년 상원의원에 당선돼 14년 넘게 공직에 있었다. 라우치는 “미국인들은 경험이 많은 공직자를 원하지만 너무 오래도록 공직에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해석했다.
대선 후보의 ‘키’와 관련된 주장도 있다. 아웃라이어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그의 다른 책 블링크(Blink)에서 “미국인들의 키는 14.5%가 6피트 (182.8cm)이거나 그 이상이고, 포춘 500 CEO들의 키도 적어도 6피트 이상”이라면서 “대통령의 경우도 이것이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여성과 남성이 경쟁할 경우 똑같이 적용될지는 모른다는 것이 이 주장의 함정이다. 왜냐하면 힐러리 클린턴처럼 여성이 대통령 후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남성 후보의 키가 더 경쟁력이 있었다.
올림픽과 관련된 속설도 있다. 1968년 이후 미 대선과 올림픽 개최가 겹쳤을 경우 올림픽 개최국이 과거에도 올림픽 개최 경험이 있는 국가라면 집권당이 정권을 유지하고, 아니라면 그 반대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리우 올림픽은 브라질은 물론 남미에서 열린 최초의 올림픽이었다. 리우올림픽은 미국 선거에서 집권당인 민주당이 패배할 것을 예언하고 있었던 셈이다.
물론 맞지 않는 속설도 있다. 주지사 수에서 우위가 있는 당의 대선 후보는 득표에서 3~4%의 불이익을 받는다는 속설이 있는데, 현재 전체 11개 주지사 중 7명이 공화당 소속이다. 또 미 농구팀 LA레이커스가 결승에만 올라가도 공화당이 승리한다는 ‘LA레이커스의 법칙’도 있지만, 이 팀은 올해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2000년 3월에 방영된 심슨 가족의 ‘바트를 미래로’ 에피소드에 ‘대통령 트럼프’ 장면이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만화의 몇몇 장면들이 트럼프가 현실 정치에서 유세했던 모습과 똑같아 만화의 예지력이 놀랍다는 반응이 줄을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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