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한 사람들이 마신 것으로 알려진 스킨 토너 ‘보야리쉬닉’ |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시베리아의 도시 이르쿠츠크의 노보레니노 구역 주민 55명이 보드카 대신 스킨 토너를 마시고 사망했다.
수사당국은 “이날 오후 현재까지 94명이 중독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그 가운데 5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입원 중인 환자 가운데 10여 명이 중태에 빠져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주민 수십 명은 지난 17일부터 급성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여 입원했고 이미 상당수가 사망했다. 일부 환자들은 응급차로 병원 이송되는 도중 숨졌고 병원 도착 직후 사망하거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경우도 있었다.
러시아에서는 보드카를 살 형편이 못 되는 빈곤 계층 주민들이 값싼 공업·의료용 알코올이나 가짜 보드카 등을 마시는 건 익숙한 풍경이다. 그러나 이번처럼 한 구역 주민이 대규모로 사망한 적은 없었다.
피해자들은 스킨 토너 ‘보야리쉬닉’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제품에는 마시지 말라는 경고가 쓰여 있으나 무독한 에틸알코올이 함유됐다고 적혀 있어 주민들이 보드카 대신 마셔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일어난 당시 해당 제품은 에틸알코올 대신 독성 메틸알코올이 함유된 채 유통됐다.
이르쿠츠크 시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한시적으로 사람이 마셔서는 안 되는 알코올이 함유된 향수, 애프터쉐이브, 부동액, 창문 세정제 등에 판매금지 처분을 내렸다. 시 정부 직원들도 빈곤층이 밀집한 지역 아파트를 돌며 관련 제품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수사당국은 해당 제품을 판매한 상점 2곳을 압수수
이에 대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러시아 전역에 알코올 함유 액체 제품들의 판매 상황을 일제히 점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디지털뉴스국 배동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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