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바' 형태의 술집인 도쿄(東京) 긴자(銀座)의 '보르도'가 89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지난 22일 문을 닫았습니다.
2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보르도는 1927년 개업 이래 일본 내에서 각계 명사들이 찾는 등 유명세를 떨쳐왔습니다.
2차대전 당시 연합함대사령관을 맡아 침략전쟁에 앞장섰던 야마모토 이소로쿠(山本五十六·1943년 전사), 2차대전 이후 일본을 통치했던 연합국총사령부(GHQ)와의 협상에 나섰던 사업가 시라스 지로(白洲次郞) 등이 대표적입니다.
과거에는 호스티스 등 많은 종업원들이 손님을 맞았지만 1990년대 초 버블 붕괴 이후엔 불경기로 종업원을 대폭 줄였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조용한 분위기에 끌려 바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손님들도 세대교체가 됐다고 합니다.
바가 들어선 긴자의 2층 양식 건물엔 담쟁이 덩굴이 매달려 있어서 주변의 빌딩 숲 속에서 독특한 정감을 연출해 왔습니다.
보르도의 폐점은 주인 니누마 요시카즈(新沼良一·83)씨가 고령에 녹내장으로 실명하면서 올여름 입원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니누마씨는 20대 중반부터 창업자인 큰어머니를 도와 일하다가 가게를 물려받았다고 합니다.
다무라 유타카(田村裕·62) 무사시노(武藏野)미술대 교수는 "한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다 폐점 소식을 듣고 달려갔었다. 중후한 분위기가 멋있었다"며 "긴자의 옛 멋이 사라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습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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