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反이민 행정명령, 스포츠계도 큰 파장
↑ 사진=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반(反) 이민 행정명령'이 스포츠계에도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30일(현지시간) USA 투데이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 프로농구협회(NBA) 사무국은 국무부에 트럼프의 '반 이민 행정명령'과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과 설명을 요구했습니다.
NBA는 이라크·시리아·이란·수단·리비아·소말리아·예멘 등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90일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프로농구 선수들도 포함되는지 불확실하다며 국무부에 회신을 요구한 것입니다.
실제로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포워드 루올 뎅(32)과 밀워키 벅스의 루키 손 메이커(20)가 수단(현재 남수단) 출신입니다.
남수단도 '반 이민 행정명령'에 해당되는 국가인지 확실치 않다는 것입니다.
뎅은 영국 시민권을 가진 이중 국적자이고, 메이커도 호주와 남수단 이중국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메이커는 지난 28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토론토 랩터스와의 경기를 마치고 미국에 돌아올 때 호주 여권을 제출했습니다.
특히 트럼프의 '반 이민 행정명령'에 이란이 미국 시민의 입국을 금지하는 맞불을 놓으면서 이란 프로농구 리그에서 뛰는 조지프 존스와 J.P 프린스는 이란에 들어가지 못하고 두바이에 체류 중입니다.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인 마이클 브래들리(30)는 트위터에 '반 이민 행정명령'을 겨냥해 "슬프고 당황스럽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대통령 트럼프는 대선 후보 트럼프와는 다를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대선 당시 외국인·여성 혐오와 자아도취적인 레토릭들을 버리고 겸허하고 신중하게 미국을 이끌 것이라고 믿었는데 내가 잘못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영국 육상의 간판스타자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모 파라(34)도 지난 29일 페이스북에서 '반 이민 행정명령'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습니다.
파라는 "나는 지난 6년간 미국에서 살아온 영국 시민"이라며 "미국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사회에 기여했고 세금을 납부했으며 4명의 자녀를 길렀지만 이제 나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은 미국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내 아이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무지와 편견에서 비롯된 정책을 도입했고, 그래서 아빠가 집에 돌아갈 수 없다고 설명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부닥쳤다"고 덧붙였습니다.
소말리아 태생의 파라는 8세에 영국으로 이주해 영국 국적을 취득했습니다.
지난해 리우올림픽 육상 남자 5천m와 1만m 금메달을 따낸 파라는 지난 1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습니다.
남수단 출신인 코네티컷 주 체셔아케데미 소속 고교 농구선수 촐 매리얼(17)도 혹시 쫓겨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2m 16㎝의 장신이자 향후 NBA 드래프트 1순위로 떠오른 매리얼은 2년 전 미국에 왔습니다.
그의 뛰어난 농구 실력은 유튜브에서 상당한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매리얼의 코치 케빈 키호는 "트럼프의 '반 이민 행정명령'은 매리얼과 상관없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독재국가가 아닌 민주주의 나라다. 트럼프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서명할 수 있지만 여기는 여전히 미국"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미국 프로풋볼(NFL)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오펜시브 태클 라이언 해리스(32)도 덴버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반 이민 행정명령'에 낙담했다"고 밝혔습니다.
젊은 시절 이슬람으로 개종한 해리스는 "'반 이민 행정명령'은 증오와 분열의 플레이북"이라며 "하지만 사람에 대한 애정을 믿으며 소외된 사람들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여자 프로농구(WNBA)의 인기 스타 브린나 스튜어트(23)는 트위터에 "트럼프 행정부의 '반 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한다"면서 "LA국제공항에서 열린 집회에서 수백여 명의 사람들과 함께했다"고 밝혔습니다.
레슬링계에도 불똥이 튀었습니다.
미국 레슬링 대표팀은 다음 달 16일부터 이틀간 이란에서 열
하지만 이란 정부의 미국 시민 입국 불허 방침으로 미국팀 출전 여부가 불투명해졌습니다.
미국 측은 오는 5월 뉴욕, 6월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 레슬링 대회에 이란 선수단을 초청할 계획이었으나 이 또한 무산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