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反)이민행정명령을 발동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영국에서 그의 국빈방문 취소를 요구하는 청원자 수가 160만명을 넘어섰다. 정치권에서도 국빈방문 취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핵심 동맹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상대였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달 31일 영국 의회에 따르면 트럼프의 국빈방문 취소를 요구하는 의회 온라인 청원에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160만1724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트럼프의 방문 형식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청을 받는 국가수반 자격이 아닌 메이 총리의 상대인 정부 수반 자격으로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서명이 10만 명을 넘는 청원은 영국 의회가 논의해야 한다. 메이 총리는 지난달 27일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정상회담한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연내 트럼프의 영국 국빈방문을 요청했다고 밝혔고 트럼프는 이를 약속했다.
그러나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은 물론 보수당 내에서도 트럼프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는 점이 문제다. 30일(현지시간) 런던 등 영국 주요 도시에서는 트럼프와 무슬림에 적대적인 반이민 정책을 비난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AFP통신은 총리 관저가 있는 다우닝가에서 열린 '반(反) 트럼프' 시위에 1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브렉시트 개시를 앞둔 영국 정부는 미국과의 경제 협력이 절실한 까닭에 애매한 입장을 취해왔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사태 수습에 나섰다. 메이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의 영국 국빈방문을 번복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미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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