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갈등이 본격화한 작년 하반기 중국이 한국에 총 13건에 달하는 강도 높은 수입규제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에 이어 네 번째로 많아 지난해 하반기 한·중 간 무역 마찰이 적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12일 관련 업계와 코트라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중국의 한국에 대한 수입규제는 13건으로 반덤핑이 12건, 세이프가드가 1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반덤핑 1건과 세이프가드 1건은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품목별로는 철강 및 금속이 1건, 화학이 8건, 섬유 2건 등입니다.
베이징 소식통은 "지난해 하반기에 중국의 한국에 대한 수입규제가 센 편이었다"면서 "올해는 철강, 화학, 배터리 분야에 규제가 심해질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폴리아세탈 수지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는데 한국이 포함됐습니다.
LG화학, 코오롱 플라스틱 등이 조사 대상으로 한국산 폴리아세탈 제품이 정상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중국에 수출돼 제품 가격 하락 및 중국 기업과 산업에 손해를 끼치고 있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주장입니다.
한국산 설탕에 대해선 지난해 9월 세이프가드 조사를 개시했으며 한국산 방향성 전기강판은 지난해 7월 반덤핑 최종 판정을 받았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한국이 중국에 수출 중인 방향성 전기강판에 대해 향후 5년간 37.3~46.3%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해 한국 업체들은 일괄적으로 378.3%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예정입니다.
한국산 폴리아크릴로나이트릴 섬유는 지난해 7월 반덤핑 최종 판정을 받았는데 태광산업이 4.1%의 반덤핑 관세를 맞았습니다. 한국산 폴리실리콘은 지난해 11월 반덤핑 중간 재심이 실시됐으며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조사 결과가 나올 전망입니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의 전 세계에 대한 수입규제 현황을 보면 반덤핑 규제의 경우 미국이 22건으로 가장 많고 일본(20건), EU(16건), 한국(13건), 대만(9건), 인도(5건) 순입니다.
문제는 중국이 비관세적인 조치도 강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해외 직구와 문화 콘텐츠 산업, 화장품 감독 관리 규제 강화는 모두 한국과 연관성이 큰 부분들이어서 관련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한국에서 물건을 직구하는 중국인들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4월부터 해외에서 B2C로 구매하는 제품에 대해 전반적인 세율을 인상하고 검역·통관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중국 광전총국은 지난해 7월부터 해외 판권을 사들인 중국 방송사 프로그램의 황금 시간대 방영 횟수를 1년에 두 편으로 제한했습니다. 예능프로그램 포맷을 대거 수출해왔던 한국 업체들에는 큰 타격이었습니다.
또한, 중국 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은 지난해 7월 치아 및 구강 점막 관련 제품까지 화장품으로 추가해 규제를 강화했으며, 화장품을 특수 화장품과 일반 화장품으로 구분해 미백 화장품을 새롭게 특수 화장품에 넣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올해 철강, 화학, 직접 회로,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수입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철강과 화학제품은 과잉 생산 해소를 위해 중국 정부가 반덤핑 조치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지난해 직접 회로와 소프트웨어 기업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우대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컨버팅 기능을 가진 반도체 모듈은 지난해 수입 잠정 관세율이 3%에서 올해는 5%로 높아졌습니다.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지난해 1월 중국 업체가 생산하는 리튬 인산철 방식의 전기버스 배터리에만 보조금을 주겠다고 고시했습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삼성SDI 등이 확보한 삼원계 배터리 생산기술을 따라잡을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6월에는 제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 기준 인증에서 삼성SDI와 LG화학을 탈락시킨 바 있습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신에너지 자동차 보조금 지급차량 5차 목록'에서 삼성SDI와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차종을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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