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원하는 세상을 만들고 있습니까? 테러와의 전쟁, 기후변화와의 전쟁이라는 도전과제에 글로벌 대응이 필요합니다. 이제 연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인프라스트럭처를 만드는데 앞장서겠습니다."
미국 대통령이나 유엔 사무총장이 한다면 어울릴 것 같은 선언이다. 하지만 이 선언은 마크 저커버그(32)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회사의 목표(사명)를 바꾸겠다고 하면서 내놓은 말이다. 저커버그 CEO는 16일(현지시간) 새로운 '창업자의 편지'를 발표하며 "전세계 18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가지고 있는 페이스북이 각 도시나 국가는 물론이고 글로벌 커뮤니티 전체가 함께 갈 수 있도록 요구하겠다. 이것이 진정한 발전이고 진보라는 걸 각 개인들과 정부에게 납득시킬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밀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창업이후 지난 10년간 페이스북은 친구와 가족을 연결하는데 집중했다. 이제 우리(페이스북)는 공동체를 위한 사회 기반 시설(소셜 인프라스트럭처)를 개발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저커버그식 '쇄신안'으로 평가된다. 비즈니스 분야에서 '쇄신'은 사업부 개편이나 대규모 사업부 조정을 말하지만 페이스북은 비전을 바꾼 것이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 등에서는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의 역작용에 대해 인정했으며 이를 극복할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페이스북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를 찍었다"고 평가했다.
이에앞서 저커버그는 지난 지난 2012년 기업공개(IPO) 직전 처음으로 올린 '창업자의 편지'에서 "소셜네트워크는 전세계를 보다 공개적으로 만들고 연결시킬 수 있도록 한다는 사회적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5년만에 이뤄진 업데이트에서 페이스북을 인터넷에서 사람을 연결하는 도구가 아닌 '사회적 인프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지난해부터 순다 피차이 CEO) 창업자나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CEO는 회사의 목표를 매년 '창업자의 편지' 형식으로 발표하지만 저커버그는 5년간 하지 않았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은 많은 사람들이 인류를 하나로 묶는 사회 기반 시설 건설에 힘을 다하겠다"며 "소셜 미디어가 사회를 분열시키고 고립하게 만드는 것을 완화하고 사람들이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저커버그의 '선언'에 대해 와이어드에서는 "현재 페이스북 뉴스피드가 작은 마을 처럼 느껴진다면 저커버그는 도시나 교회를 건설하고 싶어한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의 모델이 릭 워렌 (Rick Warren) 목사가 이끄는 복음주의 남부 캘리포니아 교회(Saddleback)와 같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페이스북은 앞으로 '그룹스' '커뮤니티' 등의 오프라인 모임을 활성화하고 뉴스피드에 먼저 노출하는 방식으로 구상을 실현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관심, 친근감, 포부에 따라 더 작은 그룹으로 나눌 수 있도록 하고 페이스북을 통해 지역 소모임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개발 방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페이스북 뉴스피드가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것만 보이게 한다는 소위 '필터버블'을 터트리기 위한 기능도 추가할 것임을 암시했다.
저커버그는 "사람들에게 반대 관점의 기사를 보여주면 균형잡힌 시각을 갖는게 아니라 오히려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보다 효과적인 접근법은 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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