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가 미국 스프린트의 경영권을 T모바일에 넘기고 미국 통신시장에서 철수할 뜻을 내비쳤다.
로이터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17일(현지시간)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의 경영권을 업계 3위인 T모바일에 양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의 경영권을 T모바일의 미국 사업을 관할하는 독일 도이치텔레콤에 넘길 계획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공모금지법으로 인해 스프린트와 T모바일는 현재 매각 협상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최근 미국에서 전파 입찰이 진행되고 있어 통신사업자간 접촉하는 행위 자체가 법에 위배된다. 두 회사는 전파 입찰 절차가 끝나는 4월 이후 만나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3년 스프린트의 지분 70%를 201억달러(약 23조1100억원)에 매입하면서 미국 통신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역대 일본 기업이 진행한 미국 기업 인수·합병(M&A) 중 최대 규모로 주목받았다. 인수 이후 적자가 계속됐으나 비용 절감과 통신 품질 개선을 통한 고객 확보로 실적이 개선됐다.
그럼에도 미국 통신시장 1위인 버라이즌과 2위 AT&T가 6년 만에 무제한 요금제를 부활시키는 등 소모적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더 이상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져 매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4년에도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의 매각을 검토한 바 있다.
당초 스프린트와 T모바일을 함께 인수해 미국 통신시장에서 장악력을 키우려던 소프트뱅크의 계획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독점의 우려가 있다며 강하게 반대하면서 발목잡혔다. 이후 규제 개혁을 강조해온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과 만나면서 합병 논의가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소프트뱅크가 실제로 스프린트를 매각할 경우 사실상 미국 통신사업에서 철수하게 된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관계자를 인용해 소프트뱅크가 매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
이와관련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의 경영권을 포기하고 합병회사의 지분을 일정 부분 보유하는 식으로 미국 사업에 여지를 둘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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