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첫 의회 연설에서 대규모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와 감세 의지를 재확인한 투자자들은 1일(현지시간) 미 다우지수를 단숨에 300포인트 이상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는 불과 24거래일 만에 다시 1000포인트 이상 상승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2만1000선을 돌파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과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에 고무된 금융주가 지수 상승을 또 한번 견인했다.
이에 따라 3월 금리인상 전망에 무게가 더해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라엘 블레이너드 이사는 1일 하버드대 강연에서 "완전고용에 가까워지고 물가상승률도 완만하게 목표에 도달하고 있다"며 3월 금리인상에 한껏 힘을 실었다. 블레이너드 이사는 몇달 전만해도 '선제적인 긴축정책 근거가 부족하며 저금리를 좀 더 끌고가야 한다'고 주장하던 연준 내 대표 비둘기파였다. 시장은 블레이너드 이사가 '3월 인상론'에 기름을 끼얹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미 국채금리는 일제히 뛰었고 달러화도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불과 한달 전만해도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았다. 차기 인상시점에 대한 월가의 예상은 대부분 올해 6월로 향해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14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고용과 물가상승이 예상대로 진전될 경우 금리의 추가 조정이 적절하다"고 말하면서 시동을 걸었다. 당시 피터 브루크버 린지그룹 수석연구원은 "3월 인상 가능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금리인상의 양대축인 고용과 물가지표가 연준 목표치에 바짝 근접하면서 조기 인상론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의 1월 신규고용 증가량은 22만7000명으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한데다 실업률은 4.8%로 완전고용 수준이다. 여기에 물가상승률까지 최근 심상치 않다.
미국의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9%나 상승해 연준의 '물가 목표치 2%'에 바짝 근접했다. 이는 2012년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은 바로 반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66.4%로 내다봤다. 전날 만해도 35.4%에 불과했는데 하루새 확률이 2배로 치솟은 것이다. 그레고리 피터스 PGIM 선임투자가는 파이낸셜타임스에 "2주 전만해도 3월 인상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봤다"며 "하지만 연준 위원들의 계속된 발언에 가능성이 고조됐고 3월에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옐런의 입'으로 향하고 있다. 옐런 의장은 오는 3일(현지시간) 시카고 경영자클럽 주최 행사에서 연설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금리인상과 관련한 보다 분명한 신호가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오는 14~15일 열리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앞서 월가가 예의 주시하는 또 하나의 잣대가 10일 발표되는 '2월 고용지표'다.
한편 미 다우지수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연일 뜨러운 랠리를 이어가면서 사상 최단 2000포인트 상승의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1월 22일 1만9000선을 넘어선 다우지수는 이달 1일 2만1000선을 돌파해 66거래일 만에 2000포인트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다우지수 1만2000에서
다우지수는 올 2월에만 4.77% 상승했는데 총 19거래일 중 15일 올랐다. 이같은 상승세는 역대 2월 실적만 비교하자면 지난 1945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1일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03.31포인트(1.46%) 오른 2만1115.55를 기록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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