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력 대선주자인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가 '세비(稅費) 스캔들'로 흔들리자 공화당이 자당 후보를 알랭 쥐페 전 총리(사진)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쥐페 전 총리가 후보로 나설시 단숨에 지지율 1위에 올라 후보 교체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공화당은 6일(현지시간) 피용 후보 교체를 논의하는 회의를 열 예정이다. 피용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연일 이탈자가 나오고 지지율도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에, 경선에서 2위를 차지했던 쥐페 전 총리로 후보를 교체하자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피용은 가족을 보좌관으로 채용해 세금을 유용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공화당은 성명을 통해 "대선을 겨우 7주 앞두고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오는 6일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공화당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피용의 대체 후보로 거론되는 쥐페 전 총리는 일단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쥐페는 작년 11월 당 경선에서 피용에게 패배했다. 여기에 프랑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당내 경선 결과 승복 의사를 밝힌 쥐페는 최근 측근들에게 "도망가지 않겠다. 지금은 (공화당이) 집단 자살과 같은 상황에 빠져 있다"고 입장을 취했다.
피용은 올해 초까지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선 후보로 평가됐지만 부패 스캔들로 벼랑 끝에 몰렸다.
경찰이 자택 압수수색을 진행한 가운데 선거캠프 인사들이 줄지어 사직서를 냈다. 아울러 중도·보수 9개 정당이 연합한 민주당·무소속연합(UDI)이 피용에 대한 지지 철회하는 등 내우외환에 빠졌다.
이에 대해 피용은 사법부가 정치적인 의도로 자신을 공격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대선 완주 의사를 재확인했다. 4일과 5일 잇달아 대규모 유세전을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복안이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게다가 그는 오는 15일 법원 출석를 앞두고 있어 더욱 곤경에 처한 상황이다.
쥐페는 비록 경선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프랑스 중도우파의 대표적인 중량급 정치인이다. 온건우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그는 외무장관을 두 차례 지냈고, 국방장관과 총리까지 역임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전문가들은 피용보다 더 경륜 있는 정치인인 쥐페가 후보로 나서게 돨 경우 중도우파와 우파의 표가 결집해 중도신당 에마뉘엘 마크롱의 아성을 뒤흔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 3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오독사와 프랑스2 방송의 공동조사에서 쥐페는 1차 투표 지지도 26.5%를 기록해 단숨에 마크롱(25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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