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미국 탈퇴후 진로를 논의하기 위한 첫 각료회의에 중국이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
13일 차이나데일리 등에 따르면 칠레가 오는 14~15일 열리는 TPP 회의에 중국을 초청하자 겅솽 중국외교부 대변인은 "(참석 여부를) 적극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로 영자신문인 글로벌타임스도 중국 무역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칠레 TPP 각 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TPP에 가입하는 시그널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중국이 아시아 태평양지역 국가간 관계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사실상 칠레 TPP회의의 참석을 확정한 것으로 봤다.
TPP의 나머지 11개 회원국들은 칠레 중부의 휴양도시 비냐델마르에 모여 미국이 없는 TPP의 새로운 프레임을 탐색할 계획이다. 여기엔 비회원국인 중국 뿐 아니라 한국도 초청됐다.
중국은 그간 TPP를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일본과 합세해 중국을 포위하기 위해 추진하던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경제적 수단으로 간주해왔다. 이 때문에 중국은 TPP에 맞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연내 합의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그런 중국이 TPP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두고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TPP를 탈퇴하면서 미국 대신 TPP의 주도권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소셜미디어 매체인 '협객도'는 "칠레가 TPP 회의에 중국을 초청한 것은 미국이 빠진 TPP가 우두머리가 없는 오합지졸 상태가 된 것과 관련이 있다"며 "TPP 참여는 중국 경제외교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TPP에서 미국의 대타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TPP회원국 내에서 중국의 참여를 놓고 이견이 크다. 일본과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은 TPP 본래 취지대로 중국을 배제한 채 미국을 포함한 12개국 체재로 끌고 가기를 희망하고 있고, 호주와 뉴질랜드는 미국을 뺀 11개국만으로 새로운 협정을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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