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북정책 검토 완료…시진핑 방미 겨냥 "북핵 도울거나 말거냐" 통첩
↑ 시진핑 방미/사진=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대북정책 검토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오는 6∼7일(이하 현지시간)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의 호화리조트 마라라고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서둘러 대북정책 검토 작업을 끝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압박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방미를 앞둔 시 주석을 겨냥해 '북핵 문제 해결을 도울 거냐 말거냐' 양단간 선택하라는 '통첩성'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FT는 이날 2명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지시한 대북정책 검토 작업을 끝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의 대북정책 옵션이 준비될 수 있도록 검토 작업을 서둘렀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 통신도 익명의 관리들을 인용해 캐슬린 T. 맥팔런드 NSC 부보좌관이 주도한 대북정책 검토 작업이 완료됐다면서 그러나 새 대북정책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는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빨리 최종 결정을 할지 등은 불확실하다고 보도했습니다.
새 대북정책의 구체적인 내용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한 고위 관리는 최근 로이터 통신에 "우리가 검토 중인 대북정책의 옵션은 북한의 국제금융망 차단을 포함한 더욱 강력한 대북제재로, 여기에는 중국의 은행과 기업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3자 제재)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리는 또 "대북 선제타격도 옵션에서 배제하지는 않지만 덜 위험한 조치에 우선 선위를 두고 직접적 군사행동은 덜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현재 세부적인 옵션 하나하나를 확정 짓지는 않았지만, 북한에 대한 경제·금융제재를 전방위로 강화하고 중국에 대한 압박을 더욱 옥죄는 큰 틀의 원칙은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비롯한 핵심 각료들이 그동안 밝혀 온 외교·경제·군사력을 총동원한 전방위 대북압박 강화, 그리고 북한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중국에 대한 실질적 압박이라는 '투트랙' 전략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입니다.
큰 틀에서는 이전 버락 오바마 정부와 유사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한층 높이는 게 특징입니다. 이런 구상은 당장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FT 인터뷰로도 어느 정도 입증됐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아울러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차단하지 않되 지금은 대화보다는 제재와 압박을 가할 때라는 원칙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이런 원칙을 토대로 구체적인 대북정책을 다듬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거론돼 온 대북정책의 옵션으로는 기본적인 경제·금융제재 압박 강화 조치에 더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 선제타격, 테러지원국 재지정, 김정은 일가 자산 추적·동결, 대북사이버전 강화, 세컨더리 보이콧 시행 등이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에 대한 동맹방어와 관련해선 전술핵 재배치, 미사일 방어시스템 강화 등이 거론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FT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면서 "그게 내가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중국 없이 일대일로 북한과 맞불을 것이냐'는 질문에도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전적으로 그렇다(totally)"라고 단언했습니다.
이어 "중국은 북한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졌고 우리를 도와 북한 문제를 다룰지 말지 결정할 것"이라면서 "만약 중국이 그렇게 한다면 중국에 좋을 것이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누구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한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면서 중국이 미온적으로 나올 경우 미국의 독자적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일종의 통첩성 경고 메시지를 시 주석에게 보낸 셈입니다.
이는 시 주석과의 첫 대좌를 앞두고 기선을 잡기 위한 포석이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핵 해법과 관련해 중국 역할론 지속해서 강조해 왔습니다.
일례로 틸러슨 장관이 중국 방문길에 나선 지난 17일에도 트위터에 "북한은 매우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 그들은 수년간 미국을 가지고 놀았다. 중국은 도움되는 일은 거의 안 했다"는 글을 올려 중국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또 지난달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는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북한 문제를 매우 쉽게, 매우 빨리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중 양국이 북핵 해법 도출에 실패할 경우 미국이 구사할 수 있는 단독 해법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와 별개로 미국이 부과하는 포괄적인 양자 대북제재가 대표적으로 거론됩니다. 테러지원국 재지정, 김정은 일가 자산동결, 사이버전 강화, 북한과 동시에 중국까지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또 선제타격도 이론상 가능하지만, 한반도 전쟁 위험성 때문에 현
FT는 "대북선제공격이 아니라면 미국은 북한에 대해 영향력이 큰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미국은 더 효과적인 대북제재에서부터 더 논쟁적인 다양한 비밀 작전에 이르기까지 여러 대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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