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최초로 보스턴마라톤에 참가했다가 성차별로 실격당했던 마라토너가 50년 만에 다시 참여했습니다.
주최 측은 이번엔 실격 대신 그녀의 배번을 영구결번했습니다.
신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21회 보스턴마라톤에서 수많은 참가자들이 출발을 앞두고 대기하고 있습니다.
삼 만여 명의 인파에서 한 노인 여성 참가자가 눈에 띕니다.
50년 전 여성의 신분으로 보스턴마라톤에 최초로 참가한 캐서린 스위처입니다.
1961년 스위처는 보스턴마라톤에 출전했지만, 레이스 도중 감독관이 달려들어 등번호를 찢고 목덜미를 잡아챘습니다.
단지 여성 참가자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스위처는 방해를 뚫고 4시간여 만에 완주했지만 주최 측은 그녀를 실격처리했습니다.
거친 제지에도 레이스를 멈추지 않는 그녀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사건 이후 각종 대회에 여성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1984년 올림픽에선 여성 마라톤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캐서린 스위쳐
- "신체적이든 정신적이든, 당신의 능력을 평가절하하지 마세요. 다른 사람보다 한 발짝 앞서나간다면 불가능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주최 측은 당시 스위처의 배번 261번을 영구결번으로 남겨 기념하기로 했습니다.
스위처는 이날 보스턴마라톤에서 50년 전 자신의 배번을 달고 다시 한 번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MBN뉴스 신재우입니다.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