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형 편의점업체 5곳이 2025년까지 모든 점포에 고객이 스스로 결제할 수 있는 셀프 계산대를 설치한다.
심각해지는 인력부족 문제 해결과 더불어 유통 업계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등 일본 5대 편의점업체가 2025년까지 매장 내 모든 제품에 무선인식(RFID) 전자태그를 부착해 셀프 계산대를 도입해 나갈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편의점 업체들은 일본 경제산업성과 공동으로 발표할 예정인 '편의점 전자태그 1000억장 선언'에 이같은 내용을 명기하고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1000억'은 5개 업체가 취급하는 모든 상품 수에서 유래했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고객은 구입할 물건을 장바구니에 넣은 채로 전용 계산대에 올려두기만 하면 계산을 끝낼 수 있다. 최근 일부 슈퍼마켓에서 고객이 상품 바코드를 일일이 찍는 방식의 셀프 계산대가 도입되고 있으나 편의점은 모든 계산을 사람에 의존해 왔다. 모든 상품을 한꺼번에 읽어들이는 방식 역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상황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일본 편의점 업계가 셀프 계산대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심각해진 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아르바이트생의 유효구인배율은 2.8배로 급등했다. 이는 편의점을 포함한 소매업체 약 3곳이 아르바이트생 1명을 고용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는 뜻이다. 인력난은 저출산 고령화가 지속되는 일본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잡으면서 이 수치는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RFID는 유통 업체의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RFID 태그에는 해당 상품의 제조일시와 제조공장, 유통기한 등의 정보가 기록돼 제조업체가 원격으로 판매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점포별 판매 상황이 확인되면 수요에 맞춰 상품을 제공할 수 있고 반품이 줄어 물류업체의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도 구입한 제품의 정보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편의점 업체들은 표준화된 RFID를 사용해 규격 차이로 인한 혼동을 없앤다는 입장이다. RFID 태그의 두께는 1㎜ 이하로 제작해 상품 포장에 부착할 계획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셀프 계산대 설치비용은 1대당 최대 200만엔(약 2093만원)으로 예상된다. RFID 태그는 1개당 20엔(약 300원) 정도로 태그보다 저렴한 소형 상품에 부착할 경우 비용만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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