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둔 '파리 테러'…IS가 노리는 것은?
↑ 파리 테러/사진=연합뉴스 |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사흘 앞두고 '프랑스의 심장'으로 불리는 파리 샹젤리제에서 테러가 발생해 파장이 주목됩니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경찰관 1명을 살해한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해 그 원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 때 IS는 상대적으로 매우 빨리 배후를 자처했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가 테러범의 이름과 국적까지도 발표하는 특이한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대선이 임박한 이 시점에서 IS가 뚜렷하게 노리는 점이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대목으로 풀이됩니다.
가장 일반적인 관측은 IS가 세력 위축을 감추고 서방에 존재감을 과시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IS는 자신들의 근거지인 중동, 북아프리카에서 세가 위축되자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유럽으로 무대를 옮겨 테러 행위를 지속해왔습니다.
시리아와 이라크의 혼란한 정국을 틈타 발호한 IS는 한때 상당한 추종자를 거느렸지만 미국 주도 다국적군의 공세 속에 시리아 락까와 이라크 모술 등 주요 거점에서 잇달아 퇴각하며 세가 급속도로 위축됐습니다.
예멘,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도 수세에 몰리기는 마찬가지이며 최근에는 아프가니스탄으로 세를 늘리던 IS 조직원들이 미군의 초대형폭탄 공습을 받았습니다.
IS가 신정일치 칼리파제 국가의 수도로 삼고 있는 락까에선 IS 대원들이 빠져나가며 IS 지도부마저 락까를 이미 사실상 버렸다는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이처럼 설 자리를 잃은 IS가 세계로 흩어져 일상의 공포를 자극하는 테러를 일종의 생존 전략으로 선택했다는 것이 상당수 전문가의 해석입니다.
특히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사흘 앞둔 시점에, 그것도 대선 후보들의 TV 토론이 진행되는 시간에 맞춰 전 세계인이 아는 대표 관광지인 샹젤리제 거리를 테러 장소로 선택한 것 자체도 IS가 자신들의 존재감을 홍보하기에 최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IS가 파리 테러 소식이 보도된 직후 이례적으로 빨리 성명을 내고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됩니다.
IS는 아랍어 성명을 낸 직후 다시 프랑스어로도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하는 성명을 내고 '파리의 심장부'를 공격했다고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한 매체는 지난달 28일 기사에서 IS 지도부가 IS의 위세를 상징했던 락까를 포기하려는 조짐이 보인다며 영토는 위축되고 줄어드는 병력으로 재래식 전쟁을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IS 지도부가 추종자들에게 중동과 해외에서 게릴라식 공격에 나서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IS가 대통령 선거가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테러를 저질러 프랑스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고 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그간 IS는 무슬림을 향한 반감, 증오를 일부러 부추겨 사회분열을 선동하면서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을 추종자나 자생 테러리스트로 포섭해왔습니다.
IS가 대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는 프랑스 시민들의 반응에 달렸다는 평가가 많지만 일단 안보 의제에 크든 작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대선 판세가 막판까지 혼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극우 성향 대선 후보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가 반(反) 이슬람 이슈를 앞세운 상황에서 IS발 총풍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서입니다.
이런 안보 위협은 당장은 르펜에 유리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9일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IS에 충성 맹세를 한 테러 모의 용의자 2명의 검거 소식을 전하며 테러리스트를 추방하기 위해 프랑스 내 이민자 수를 통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르펜에 유리한 상황을 예견했습니다.
르펜은 사건 직후 트위터에 경찰관이 "또다시 표적이 됐다"며 연대감을 표했습니다.
그러나 2015년 11월 13일 파리 번화가에서 IS 조직원들이 총기를 난사하고 폭탄 공격을 가해 130명이 사망한 사건을 비롯해 프랑스에서 대규모 테러가 이미 수차례 발생해 이번 사건의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프랑스 국민이 이미 극단주의 선동의 실
잇단 테러로 프랑스 국민이 테러에 다소 둔감해진 데다 이번 사건의 희생자가 민간인이 아니고 그 수도 적은 편이라는 점도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