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력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개최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29개국 정상이 참여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손님맞이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14일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 영자지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11일(현지시간) 포럼 참석을 위해 방중한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시작으로 각국 정상들과 릴레이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지난 12일 샤브캇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베아타 시드워 폴란드 총리, 에르데네바트 자르갈톨가 몽골 총리,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 등과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 중국 언론들은 시진핑 주석이 정상들과의 회담 내용을 주요 뉴스로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14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포럼 기간에 짬을 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등과도 개별적으로 만날 예정이다.
하지만 서방 국가들의 참석은 저조하다. 서유럽 국가 중엔 이탈리아와 스페인만 정상이 참여하고 영국,독일, 프랑스 등은 대선과 총선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에서는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이 정치 선전(프로파간다)에 가깝고 실체가 모호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포럼에 참석한 국가들도 구체적인 성과보다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포럼의 VIP(주요 참석자)는 푸틴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됐다"며 "서방국가들은 패권을 확장하려는 중국의 야심을 경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미국은 일대일로 포럼을 사흘 앞둔 11일(현지시간) 중국이 미·중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100일 계획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등에 대한 실행 날짜까지 구체적으로 합의하자 그제서야 정부 대표단을 보냈다. 일본도 여당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이 포럼에 대신 참석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시진핑 주석의 빡빡한 일정 때문에 포럼이 끝난 다음 날인 16일 시 주석을 만나 아베 신조 총리 명의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일 대표단은 다른 서방 국가들에 일대일로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국이 설립을 주도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도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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