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 상대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꼽았다. 마크롱 대통령의 '유럽연합(EU) 개혁' 방침이 메르켈 총리와 화음을 이룰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식을 마친 바로 다음날인 15일(현지시간) 독일로 향해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두 정상은 유럽연합(EU) 국가들의 협력 강화 방안과 유로존 문제 해결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EU개혁에서 지금까지 프랑스 대통령들과는 달리 독일을 '협력 파트너'로 삼는 접근을 추구하고 있어 이번 회담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FT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에 EU 반덤핑 규제를 강화하고 EU 전략산업에서는 자본 통제를 통해 외국인투자를 줄이는 방안을 촉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그가 주창해온 자유무역과는 어긋나는 방향이지만 대선 기간 다수의 프랑스 국민들이 보여준 EU 경제 체제에 대한 불만과 보호무역주의 열망을 다독이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해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선 레이스 중에도 'EU 우선주의' 성향의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계획을 알린 바 있다. 그는 유로화 사용 19개국이 재정을 통합한 '유로존 정부'와 유로존 의회 신설을 제안했으며 '유럽제품 보호 정책(Buy European Act)' 도입을 주장했다. 이 정책은 제품 생산의 반 이상을 EU 내에서 하는 기업들에만 조달청 허가를 내려주는 것을 필두로 하고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 닮아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러한 정책 방향은 극우 국민전선(FN) 마린 르펜을 대선 결선에까지 진출시킨 '유럽회의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EU가 개혁하지 않으면 프렉시트(프랑스의 EU 이탈) 가능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독일 측은 "오랜 기간 처음으로 독일을 상대로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대신 팀으로서 역할을 하려고 원하는 프랑스 대통령을 맞았다"며 마크롱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한다는 뜻
FT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마크롱 대통령이 포퓰리즘에 맞서 프렉시트를 막았다는 사실을 더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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