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상원 청문회 증언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개입을 시도했다는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폭로로 인해 코미 전 국장의 증언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 탄핵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복수의 익명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22일 대니얼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비공개 만남을 갖고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FBI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코츠 국장은 이같은 사실을 정보당국 내 측근들에게 털어놓은 후 FBI 수사에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기관장들에게 지난 해 미국 대선기간 중 러시아와 공모하지 않았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확인해 달라고 요구한 수준을 넘어 직접적인 수사방해를 요청한 것이어서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츠 국장은 특히 7일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이와 관련한 의원들의 집중 추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WP는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 역시 유사한 수사방해 요청을 받았으나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대선승리의 일등공신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로 사의를 표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세션스 장관과 가까운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세션스 장관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겪고난 후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더이상 자신을 원하지 않으면 그만두겠다'는 뜻을 표명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션스 장관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세션스 장관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가져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정황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개입 논란의 핵심 인물인 코미 전 국장의 8일 상원 정보위 청문회 공개증언에 미국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코미 전 국장의 증언 내용에 따라 미국 정치권이 후폭풍에 휩싸이는 것은 물론 구체적인 수사중단 외압이 폭로될 경우에는 탄핵으로 곧장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ABC, CBS, NBC 등 미국의 지상파 3사와 CNN 등이 코미 전 국장의 의회 증언을 일제히 생중계에 나서기로 했다. CNN은 이를 두고 수퍼볼(미식축구 결승전)급 중계방송이라고 평가했다.
코미 전 국장에 대한 청문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중단 압력을 넣은 것이 사실인지, △코미 전 국장은 이를 왜 진작에 공개하지 않았는지,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이 있었는지 등이 핵심쟁점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에게 충성맹세를 요구한 것이 맞는지,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사대상이 아니라고 확인했는지 등도 주요 쟁점 중 하나다.
뉴욕타임스(NYT)는 전·현직 사법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는 요구를 받은 다음 날,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에게 '대통령과 단둘이 있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도 수사 대상인지 물어볼 것으로 예상하고 어떻게 하면 그 질문을 요령있게 피해갈 수 있을지 측근들에게 자문한 적이 있다고 전직 관료들은 전했다.
반면 백악관 측은 코미 전 국장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물타기' 전략을 수립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코미 전 국장이 의회에서 모순된 증언을 했던 것을 공략해 코미 전 국장 증언의 신빙성을 희석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백악관 내에 '워룸'을 설치해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대응하기로 했던 방침을 철회하고 측근 변호사들을 총동원해 정면돌파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개입을 우려했다면 왜 진작에 행동하지 않았는지를 집중 공격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단체인 '위대한 미국 동맹(Great America Alliance)'은 코미 전 국장을 '테러방어'가 아닌 '선거 개입'에 몰두하는 인물로 묘사한 디지털 광고를 제작했다. 상원 청문회를 앞두고 내보낼 예정이다.
하지만 트럼프 진영에서 러시아 스캔들 특검수사를 앞두고 상위 4개 대형 로펌에 변호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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