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 주부터 담배와 탄산음료 등에 '죄악세'(sin tax)를 부과하기로 했다. 사우디가 국제유가 하락에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서 짜낸 고육지책이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죄악세가 부과되면서 지난주까지 2.5파운드(약 3600원)였던 담배 한 갑은 이번 주부터 5파운드로 올랐다. 당 함량이 높은 에너지 음료와 탄산음료의 가격도 담뱃값과 나란히 2배로 뛰었다.
사우디의 죄악세 도입은 원유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에서 탈피하기로 한 걸프국 간 합의에 따른 것이다. 현재 저유가 장기화로 중동 산유국들은 심각한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와 달리 상당수의 자국민에게 무상의료·무상교육을 제공하는 사우디는 사정이 더 어렵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사우디의 올해 재정적자 규모는 400억파운드(약 57조115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아라비아 반도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렵혁회의(GCC) 회원국들은 내년부터 일제히 부가가치세를 도입할 예정이다. 국제유가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해내겠단 의미다. 세율은 5%로 비교적 낮게 책정된다.
사우디 내 담배·음료 판매업체들은 당국에 판매업자로 등록하고 45일 이내에 세금을 내야 한다.
특히 6월은 이슬람의 금식 성월인 라마단 기간으로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식사뿐 아니라 물이나 음료 섭취, 흡연 모두 금지돼 죄악세를 도입하기에 시기적으로 잘 맞아떨어진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업
전문가들은 이는 걸프 국가들이 사회적으로나 행정상으로 아직 부가가치세를 도입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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