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료진이 15일(현지시간) 오토 웜비어(22)가 광범위한 뇌 조직 손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웜비어가 입원해있는 미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주립대병원 의료진은 기자회견을 통해 "그가 안정적이지만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 '식물인간'의 상태"라고 밝혔다.
웜비어는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석방됐다.
북한이 주장하는 식중독인 '보툴리누스 중독증'의 증거는 없었으며, 가혹 행위를 뒷받침할만한 신체적 외상이나 골절의 흔적도 없었다.
대니얼 캔터 신경과 전문의 박사는 기자회견에서 "웜비어의 신경 상태를 가장 적합하게 기술하는 용어는 '깨어있지만 반응하지 않은 상태(state of unresponsive wakefulness)"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는 과거 '지속적 식물인간 상태(persistent vegetative state)' 또는 대뇌피질상실증후군(apallic syndrome)을 지난 10년 동안 대체해온 의료용어"라고 보도했다.
캔터 박사는 "자연스럽게 눈을 뜨고 깜박인다"며 "그러나 말하지 못하고, 자신이 의도하는 어떠한 동작이나 행동을 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캔터 박사는 이어 "뇌의 모든 부분에서 광범위한 뇌 조직 손상이 발견됐다"며 "이런 종류의 부상은 일반적으로 심폐기능이 정지하면서 뇌 조직이 죽을 때 나타난다"고 밝혔다.
그는 "웜비어 같은 건강한 젊은이들에게 심폐 정지는 마약중독, 외상성 손상 같은 드문 경우에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웜비어의 경우, 신체적 학대나 골절상을 입었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두개골과 목뼈도 정상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은 이어 "웜비어가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렸다는 아무런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북한이 내세운 식중독설을 부인했다.
캔터 박사는 "우리는 웜비어의 신경 손상의 원인이나 정황에 대한 확실하고 입증 가능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뇌 손상을 초래한 원인과 상태 회복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은 "웜비어는 선고 직후인 작년 3월 혼수상태가 됐지만, 북한은 1년 넘게 그의 상태를 숨겼다"
웜비어는 지난해 1월 평양을 여행하다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체제전복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북한은 그가 재판 후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린 뒤 수면제를 복용했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국 황혜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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