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또 한번 '유통 파괴'에 나섰다. 최근 고급 유기농 식료품 체인인 홀푸드를 인수해 관련 업계를 초긴장 상태에 몰아넣은데 이어 의류시장 공략을 위한 '구매 전 입어보기'(try-before-you-buy) 프로그램을 전격 도입하기로 했다.
20일(현지시간) 아마존은 돈을 지불하지 않고도 3∼15개의 의류를 한꺼번에 주문한 뒤 집에서 입어보고 적합한 옷을 고르도록 하는 '프라임 워드로브'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아마존은 고객이 주문한 옷을 보내면서 '반송 라벨'이 붙은 상자도 함께 보내 물품 반납의 편의성을 높일 방침이다. 7일 이내에 반송하지 않은 물품만 고객이 돈을 지불하면 된다.
이같은 방침은 온라인 쇼핑몰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파격적인 시도로 해석된다. 그 동안 온라인 의류 쇼핑몰은 옷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치수가 안맞으면 언제든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아마존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오프라인 매장처럼 옷을 사기 전에 한번 입어보고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온라인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다만 이 프로그램은 99달러의 연회비를 내는 아마존 프라임 고객에만 제공될 예정이다. 아마존은 언제부터 이 서비스를 개시할지 아직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마존의 이번 서비스가 온라인 의류 판매에 어떤 파장을 줄지 미리 가늠하기는 어렵다"며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의 단점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놀라운 성장을 이뤘던 패턴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아마존이 결국 미국 최대의
온라인 의류 판매업체 중 '스티치 픽스'가 아마존의 '구매 전 입어보기'와 비슷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으며 온라인 안경 판매업체인 와비파커도 안경을 미리 써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집으로 안경을 배송해준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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