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수니파이면서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국가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카타르에 대해 터키와 이란이 변함없는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국 국무부도 사우디 등이 국교 정상화 조건으로 내건 사우디 국영 알자지라 방송 폐쇄 등이 무리한 요구하며 카타르의 손을 들어주는 형국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이슬람 단식 성월(라마단)이 끝나고 찾아온 '에이드 알 피트르' 축제 기도 직후 이스탄불에서 한 연설에서 터키군은 카타르를 떠나라는 사우디 등 4개국의 요구를 '무례하다'고 비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우디 등이 카타르에 부과한 외교·경제 제재에 맞서 카타르를 지원하겠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터키는 아랍 국가들이 3주 전 제재를 발동하자 화물기를 통해 식료품을 비롯한 물자를 카타르에 제공해왔다.
또한 터키는 카타르 지지 의사를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지난주 카타르에 일부 군 병력과 장갑차를 추가로 보내기도 했다. 터키는 2014년 카타르와 군사협력에 관한 협약을 맺었으며, 터키군 수백명이 내년까지 카타르에 주둔할 계획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카타르 국왕과 통화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카타르 단교 결정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이란-카타르 협력을 강조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카타르 군주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밈과 전화 통화에서 '형제국' 카타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등이 육·해·공 통로를 차단하면서 고립된 카타르를 위해선 "이란의 하늘·땅·바다 등을 카타르에 계속해서 개방할 것"이라고 했다. 또 양국간 경제 협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알타밈 국왕은 "이란과 카타르의 관계는 언제나 강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 같은 지지 선언은 사우디 등이 경색된 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13대 요구를 카타르에 전달한 뒤에 나온 반응으로 주목된다. 조건에는 이란과의 관계단절, 카타르 정부 소유의 알자지라 방송국 폐쇄, 카타르 주재 터키군 철수 등이 포함됐다. 카타르는 이 요구조건을 즉각 거부한 상태다.
한편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카타르는 사우디 등이 제시한 요구들을 주의 깊게 검토하고 있다"며 "일부 항목은 카타르가 받아들이기에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틸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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