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장의 자유, 이방카는 되고 사우디 여성은 안되나"…이중성 논란
미니스커트에 배꼽티 상의를 입은채 사우디아라비아 유적지를 돌아다녔다는 이유로 체포됐던 사우디 여성이 곧바로 풀려났지만, 온라인에선 사우디 당국의 '이중성'을 비꼬고 있습니다.
사우디에선 여성이 외출할 때 히잡과 아바야(이슬람권 여성이 입는 검은색 통옷)를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외국인 여성이라면 히잡은 쓰지 않을 수 있지만, 아바야를 입는 것이 권장되며 온몸을 가리더라도 검은색이 아닌 유채색의 화려한 무늬가 있는 옷은 삼가야 합니다.
미니스커트와 배꼽티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여성의 동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모델 쿨루드'라는 이름으로 이 동영상이 퍼지자 사우디에서는 찬반 논란이 일며 그의 처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빗발쳤습니다.
이에 사우디 당국은 여성의 신원을 추적한 끝에 이날 그를 검거해 조사했으나 이례적으로 기소하지 않고 당일 석방했습니다.
이런 조치는 서방의 비난을 의식한 제스처로 해석됐습니다.
많은 누리꾼들은 지난 5월 사우디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히잡이나 아바야 대신 화려한 의상을 입고 등장했을 때 "우아하다"고 입을 모았으면서, 정작 사우디 여성이 배꼽티에 미니스커트를 입었다고 비난을 쏟아내는 사우디 사회의 이중성을 비판했습니다.
온라인 사회운동가 파티마 알-이사는 "만약 그가 외국인이었다면 그의 아름다운 허리와 마법에 빠져들게 하는 두 눈을 칭송했을 것"이라며 "그가 사우디 여성이라는 이유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 SNS 이용자는 '모델 쿨루드'의 몸에 이방카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게시하면서 "문제가 해결됐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여성 인권 후진국의 오명을 벗고자 사우디에서는 최근 30대의 젊은 '실세 왕자'인 모하마드 빈살만 제1왕위 계승자가 경제·사회 개혁 장기 계획인 '비전 203
그러나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중동·북아프리카 지부의 세라 리아 윗슨은 "사회를 개혁하고 여성의 권리를 증진하겠다는 사우디의 계획은 당국이 여성의 복장을 단속하려 하는 한 절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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