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백인우월주의' KKK·신나치주의자 묵인 논란 뒤늦게 진화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유혈충돌 사태를 '백인우월주의 폭력'으로 규정하길 꺼려 비난 여론이 고조되자 백악관이 뒤늦게 진화에 나섰습니다.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과 편견, 증오를 비난했다"면서 "이 비난에는 백인우월주의자와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큐클럭스클랜(KKK), 신(新)나치주의자, 그리고 모든 극단주의 단체들이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유혈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사태의 책임이 백인우월주의자에게 있다고 지목하지 않아 민심이 크게 동요하자 하루 만에 달래기에 나선 것입니다.
앞서 인종차별을 묵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여야 정치권과 시민단체, 언론의 강한 반발을 초래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테리 매콜리프 버지니아 주지사는 시위 몇 시간 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행동에 맞서 "더 강하게 나와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집권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공화당 코리 가드너(콜로라도)·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이번 사태를 '국내 테러'로 규정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지목해 비판했습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공화당 소속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도 트위터로 "우리는 샬러츠빌에서 행동한 사람들 같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인종차별주의와 폭력을 거부한다"며 "모든 지도자는 이를 공개적으로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백악관 '권력 암투' 끝에 열흘 만에 해임된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백악관 공보국장 역시 해임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스카라무치는 이날 ABC 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모호한 입장 표명을 언급하며 "나라면 그 발언을 추천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백인우월주의자들에 관한 일이므로 그(트럼프 대통령)는 더욱 가혹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 주(州) 샬러츠빌에서 12일(현지시간)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대규모 폭력시위가 일어나 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습니다.
이 지역엔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휴가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자제를 호소하는 등 파문이 확산됐습니다.
CNN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이번 사태를 '버지니아의 테러'로 규정했습니다.
샬러츠빌은 세계 민주주의의 심장부로 불리는 수도 워싱턴DC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어서 체감 충격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시작된 과격 시위는 이날 최대 6천 명까지로 늘어나면서 더욱 폭력적으로 변해갔습니다.
시위대는 샬러츠빌 이멘서페이션 파크에 모여 나치 상징 깃발을 흔들고 '피와 영토'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대원 중에는 군복을 입은 이들도 있고, 헬멧과 사제 방패로 무장한 이들도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습니다.
또 일부는 극단적 백인우월주의단체 '쿠 클럭스 클랜(KKK)' 휘장을 든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군중 속에서 "누구도 우리를 대체할 수 없다", "다양성은 집단 사기"라는 구호가 들렸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인종주의자들에 항의하는 반대 집회도 곳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사고 다음날인 13일 뉴욕, 시애틀, 덴버 등 미국 주요 도
또한, 문제의 백인우월주의자 시위를 주최한 샬러츠빌 거주 블로거 제이슨 케슬러는 시위 후 시청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려고 했다가 시민들의 거센 항의로 물러나기도 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