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바닥에 떨어져 있던 포도를 밟고 미끄러져 다쳤다면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호주에서 이런 사안의 책임 소재를 놓고 치열한 소송전이 펼쳐지고 있으며 마트의 책임으로 돌린 1심의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고 호주 언론이 15일 보도했습니다.
소송을 제기한 고객은 1심 결과로 15만1천 호주달러(1억3천500만 원)의 보상금을 손에 쥘 것으로 생각했으나 이제는 대형마트 측의 소송 비용마저 부담해야 할 처지에 몰렸습니다.
이번 일은 2012년 12월 호주 시드니의 라이카트 지역에 있는 대형마트 체인인 울워스에서 일어났습니다.
여성인 콜린 매킬런은 마트의 일요일 개점 시간인 오전 10시를 막 넘겨 청과물 코너를 찾았다가 포도 한 알을 밟고 미끄러져 다쳤습니다. 넘어진 시간은 10시 6분이었습니다.
매킬런은 2015년 마트 측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고, 1심에서는 직원이 개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포도가 떨어졌을 수 있다는 이유로 마트 측의 부주의가 인정돼 승소했습니다.
당시 지방법원 판사는 마트가 바닥에 떨어진 이유와 관련해 밤에 청소하는 사람들이 놓쳤다거나 개점 직후인 만큼 다른 고객이 떨어트렸을 가능성 등을 받아들이지 않고 마트 측의 태만으로 책임을 돌렸습니다.
그러나 마트 측은 개점 전에 포도가 이미 떨어져 있다거나 직원들이 적절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는 법원 판단에는 오류가 있다며 항소했습니다.
결국, 3명의 판사로 구성된 항소심은 14일 마트 측이 부주의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마트 측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포도와 같은 바닥의 위험요소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침에 따라 지속해서 적절한 주의를 기울이는 일은 완벽한 주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또 매컬린이 미끄러지기 전에 마트 직원이 포도가 떨어진 곳을 지나갔다 하더라도 그에게는 다른 업무가 있었고 더욱이 바나나 진열대 뒤쪽의
재판부는 이밖에 마트 직원이 개점 이전에 포도를 바닥으로 흘렸을 것이라는 주장에는 증거가 없고 이는 단지 추정에 불과하다며 직원의 바닥 점검도 카트나 상자들로 방해를 받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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