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은 스페인과 핀란드의 연쇄 테러범들의 국적이 모로코인 것으로 밝혀졌다. 모로코는 '아프리카의 작은 유럽'으로 불릴 만큼 유럽인들이 많이 찾고 있지만, 극심한 빈부 격차로 유럽 이주 난민들의 사회적 증오가 테러로 폭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테러의 주범들이 10대인 것으로 알려져 빈곤과 맞물려 교육에 취약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핀란드 경찰은 핀란드 남부도시 투르쿠에서 18일(현지시간) 발생한 흉기 공격 사건의 범인이 모로코 국적의 10대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발생한 테러로 인해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사망자 2명은 모두 핀란드 국적이다. 부상자 중에는 스웨덴 국민 2명과 이탈리아 국적자 1명도 포함됐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고 난민 신분으로 핀란드에 들어온 용의자인 18세 모르코 남성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쏜 총에 허벅지를 맞고 붙잡혔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경찰은 이어 투르쿠 시내 아파트에서 용의자 5명을 추가로 체포했다.
핀란드 경찰은 IS가 배후에 있거나 용의자가 IS를 추종하는 '외로운 늑대'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17일 스페인 (현지시간) 바르셀로나와 캄브릴스에서 연쇄 차량 테러를 저지른 핵심 용의자 무사 우카비르(17)도 모로코 태생이다. 무사의 범행으로 총 14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테러 현장에서 무사를 포함한 사이드 알라, 모하메드 히카미 등 총 5명을 사살했다. 무사의 형 드리스 우카비르(27) 등 4명의 용의자도 체포됐다. 20대인 무사의 형 드리스를 제외한 용의자들은 10대 모로코 국적으로 알려졌다. IS는 선전매체인 아마크통신을 통해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1956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모로코가 IS의 테러범 양성소가 된 데는 극심한 빈부 격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맹률이 40%대로 여전히 높다.
전체 인구의 19%를 차지하는 시골 지역 모로코인들은 대부분 취약 계층이고 빈곤에 시달려 인근 국가인 스페인으로 많이 이주했다. 스페인 국경 인근에는 모로코 난민촌이 있다.
하지만 무슬림이 98%인 모로코에서 유럽으로 이주한 난민들은 무슬림에 대한 반감과 빈곤으로 유럽 내에서도 힘겨운 삶을 영위하고 있다. 난민촌을 중심으로 슬럼가를 이루며 거주하는 모로코인들은 높은 실업률 보이며 최하층 신세다. 특히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10대들은 사회적 분노를 테러라는 형태로 분출하고 있다. IS의 '외로운 늑대' 양성에 있어 '훌륭한 자양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프랑스 니스와 독일 베를린에서 차량 돌진으로 다수의 사망자를 낸 테러범들의 국적이 튀니지여서 북아프리카가 새로운 테러범 양성소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다. '아프리카의 보석'으로 불리는 튀지니도 빈부 격차가 심하다는 점에서 모로코와 공통점이 있다.
한편 19일에는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 한티만시 자치구 중심도시 수구르트에서 복면 쓴 괴한이 흉기를 휘둘러 7명이 다쳤다. 괴한은 출동한 경찰에 저항하다 사살됐다. I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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