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토리코, 허리케인 덮쳐 아수라장인데…트럼프, 인도적 지원은 뒷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과 주말 내내 티격태격하느라 철저히 외면당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인도주의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절규가 들려오고 있다고 미 방송이 26일(현지시간)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재난당국이 잘 대처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만에 재난 상황에 대해 올린 트윗에서 "푸에르토리코가 월가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말해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CNN에 따르면 초강력 허리케인 '마리아'가 85년 만에 가장 강력한 위력의 강풍·호우를 동반해 섬을 휩쓸고 지나간 이후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전체 340만 명의 주민이 정전과 통신 두절 상태에서 지내야 했습니다.
급기야 섬 북서부 과하타카 댐이 붕괴할 것이라는 예보가 나와 허리케인이 지나간 뒤에도 주민 수만 명이 다시 대피해야 했습니다.
허리케인 통과 이후 1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160만 명 이상이 정전 상태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푸에르토리코 수도 산후안의 율린 크루스 시장은 CNN에 "치매에 걸린 부모에게 연락할 길이 없다는 사연도 있고, 중병에 걸린 사람도 어떻게 옮길 방도가 없다"면서 "산소호흡기를 꽂고 있던 환자들은 시간이 지나가면서 숨을 멈추게 될 처지에 처했다"라고 호소했습니다.
푸에르토리코의 전력 인프라 복구에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대다수 주민은 허리케인 상륙에 대비해 비축한 식량을 이미 소진했습니다.
리카르도 로셀로 푸에르토리코 지사는 "더 많은 지원과 물자가 필요하다. 지금 이곳은 인도적 위기 상황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푸에르토리코는 미 의회에도 긴급 지원을 위한 예비비 편성을 요청했습니다.
푸에르토리코의 인명 피해는 현재 10명 수준이지만, 정전 상태가 이어지면 플로리다 주 요양센터에서 8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과 같은 2차 참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미 방송은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에르토리코의 상황이 심상찮게 돌아간다는 보고를 받고 다음 달 3일 재해 현장을 방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동안 푸에르토리코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텍사스와 플로리다에서 A플러스를 받았다. 푸에르토리코에서도 그럴 것"이라며 "단지 차이는 (푸에르토리코가) 대양 한가운데 있는 섬이란 점이다. 그것도 큰, 매우 큰 대양이다. 그래도 우리는 정말 잘해내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가 미 본토인 텍사스와 플로리다를 강타했을 때는 2005년 카트리나 사태 당시 늑장 대처했다가 비난받은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을 의식한 듯 기민하게 움직였으나 푸에르토리코 재난은 뒷전으로 밀어두고 있다고 미 언론은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에르토리코에) 음식, 물, 의료가 최우선 순위이며 잘하고 있다"며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치켜세우는 데만 열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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