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조업체들이 해외로 이전시켰던 생산라인을 다시 본국으로 옮겨오는 '리쇼어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혼다가 2012년부터 중국에서 생산하던 오토바이 '슈퍼커브'를 일본 구마모토현 공장에서 생산키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중국 공장은 인건비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반면 일본에서는 공장 자동화 등으로 원가부담이 줄어 해외 생산 필요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또 아베 내각의 규제완화와 무제한 양적완화에 따른 엔화 약세 등도 일본 기업들의 리쇼어링을 부채질하고 있다. 혼다는 이미 지난해부터 중국과 아시아 등에서 생산해오던 소형 오토바이 생산라인을 다시 일본으로 가져오고 있다. 혼다 외에도 이달 초에는 캐논이 미야자키현에 디지털카메라 신규 생산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히는 등 일본 기업들의 자국내 생산이 날로 늘고 있다.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한국 기업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과는 반대 분위기다. 일본 무역진흥공사(JETRO)가 올초 일본 30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공장을 중국에서 일본으로 옮기겠다는 기업은 8.5%에 달해 일본 공장을 중국으로 옮기겠다는 답변(6.8%)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일본 내 오토바이 판매는 지난해 37만여대로 10년 새 절반 가량이 줄었다. 일본내 판매량이 줄고 있음에도 생산라인을 옮기는 것은 해외 생산의 장점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건비 측면에선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일본 공장의 경우 기술유출에 대한 위험도 낮고 신제품 개발과 생산에 있어서도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
여기에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제품들과 차별화를 위해 고급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는 '메이드 인 재팬'이 판매에 유리하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혼다는 구마모토공장에서 강화된 환경기준을 충족하는 슈퍼커브의 신모델을 생산할 방침이다. 제품 판매가 역시 기존 22만엔(약 230만원, 50cc급)보다 4만엔 가량 올리기로 했다.
혼다가 생산라인 이동을 밝힌 '슈퍼커브'는 창사 이래 생산해온 대표 소형(50~100cc) 모델이다. 한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모으며 누적 판매대수가 1억대를 넘어선 모델이다. 혼다가 지난해부터 일본내 생산으로 돌린 조르노(중국)나 택트와 덩크(베트남) 모델 모두 소형 모델이다. 소형모델을 구마모토공장으로 모으는 것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생산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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