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중국 돈과 학생증까지 태우며 추위를 견뎌냈다고 합니다.
이성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쓰촨성 지진 지역에서 조난됐다 닷새만에 무사히 돌아온 한국인 유학생 5명 중 리더격인 백준호 씨.
백 씨는 렌터카가 전복된 뒤 바위와 돌덩이가 비오듯 쏟아지는 현장을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뛰었다며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인터뷰 : 백준호 / 톈진외대 4년
- "발에 상처를 입었다. 하도 정신없이 내려오다 보니 부상했는지도 몰랐다. 걸어간 뒤를 돌아보면 발자국이 피가 묻어나더라. 어디서 다쳤는지도 기억이 안난다. 안형준 형도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고, 나머지 여학생들도 모두 타박상과 찰과상이 있다."
배고픔도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수면 부족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인터뷰 : 백준호 / 톈진외대 4년
- "먹는 것보다도 편하게 잠을 자고 싶었다. 추위와 지진의 공포 속에서 노숙을 계속하면서 잠을 편하게 잔 적이 없었다. 불을 피우려 태울 수 있는 것은 모두 태웠다. 중국 돈 뿐 아니라 학생증, 옷가지도 태웠다."
백 씨는 무엇보다 여학생들이 잘 따라와 줘 고마웠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 백준호 / 톈진외대 4년
- "함께 간 여동생들이 울면서 따라오지 못할까봐 걱정했다. 그런데 아무 말 없이 잘 따라줘 너무 고맙다. 어린 동생들에게 강행군을 재촉한 것에 다소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동생들이 불을 피우려고 스스로 무거운 나뭇가지를 들고 오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반드시 살아나가야한다는 마음을 가졌다. 배고픔과 추위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서로 의지를 하면서 단결하게 됐다."
도움을 준 현지 주민들에게도 고마움을 나타낸 백 씨는 일단 톈진으로 돌아가 걱정하는 학교와 친구들을 안심시킨 뒤 우리나라로 귀국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이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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