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이집트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6∼28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 투표에서 엘시시 대통령이 9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엘시시 대통령은 2022년까지 4년을 더 집권하게 됐다. 엘시시 대통령은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연설에서 "나는 여러분에게 한 약속을 지키고 내 일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 2013년 쿠데타로 무함마드 무르시 정부를 전복한 뒤 선거를 통해 대통령직에 올랐다.
엘시시 대통령의 압승은 예상했던 결과다. 선거를 앞두고 사미 아난 전 육군참모총장이 체포되는 등 잠재적인 대선 주자들이 잇따라 낙마하면서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유일한 경쟁 후보였던 무사 무스타파 무사 '가드당' 대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정치인이었다. 그의 득표율은 고작 2.9%였다. 결국 '정답'이 정해져있는 선거에 젊은이들이 관심을 돌리면서 투표율은 41%에 그쳤다.
엘시시 대통령의 연임은 '아랍의 봄'이 퇴색하고 군부 정권이 연장된 것으로 볼수 있다. 일각에서는 엘시시 대통령이 '현대판 파라오'로 군림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3선 연임의 대통령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이집트 헌법상 대통령은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다. 하지만 엘시시 동맹 세력은 대통령 임기 연장 방안을 모색하는 등 벌써부터 '파라오' 옹립에 박차를 가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일 엘시시 동맹세력이 대통령 임기를 6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임기 연장 지지자들이 중국을 비롯해 각국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이 장기 집권에 나서는 추세에서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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