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기 위해 멕시코 국경에 주(州) 방위군을 투입한다. 미국이 국경에 주 방위군을 투입하는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약 8년 만이다.
워싱턴포스트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국경에 주 방위군 투입을 명령하는 내용의 대통령 포고령에 서명했다. 그는 포고령에서 "국경 상황이 위기 지점에 도달했다"며 "남부 국경에서 계속되는 무법(마약반입·불법이민자 유입)은 미국민들의 안전·안보·주권과 공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직전 트위터를 통해 "우리 국경법은 캐나다·멕시코에 비해 너무 약하다. 의회는 오바마 시대의 이 법을 '지금 당장' 바꿔야 한다"며 "우리는 오늘 강력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투입병력 중 일부는 이날 밤 국경에 도착해 즉각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총 병력 투입 기간과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장벽을 쌓을 때 까지는 군대로 국경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주 방위군은 직접적으로 불법 이민자들을 구금하지는 않지만 현재 국경에 배치되어있는 세관과 국경순찰대를 지원할 예정이다.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은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장벽 건설은) 불법 마약 밀매와 밀입국 등 나쁜 행동에 대한 대가"라고 설명했다.
국경 방위군 투입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기도 했던 '국경장벽건설'이 자금 확보 문제로 진전되지 않는 데 따른 차선책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약 이행이 늦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보수층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의회에 국경장벽 건설 비용으로 250억 달러(26조 4900억원)를 요구했지만 의회는 지난달 가결한 2018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15분의 1 수준인 16억 달러(1조 6900억원)만 책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에도 국경 단속을 강화하지 않으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
국경에 주 방위군을 배치한다는 미국의 이번 결정에 멕시코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멕시코 상원의원들은 같은 날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대통령에게 미국과의 국가적 협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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