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해 태평양에서 패권을 추구하지 말라고 경고하자 중국 정부와 관영언론이 발끈했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마크롱이 호주 방문에서 한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근거 없는 비방"이라고 답했다고 프랑스 공영 AFP통신이 전했습니다.
화 대변인은 "언급을 자세히 보지는 못했다"면서도 "요즘 세계에서 헤게모니를 행사하는 나라가 어디일까"라고 반문했습니다. 패권 추구 국가는 미국이지 중국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화 대변인은 또한 프랑스를 겨냥해 "그런 언급이나 근거 없는 비방을 하기에 앞서 먼저 사실관계부터 따져보라"고 경고했습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호주 방문에서 중국의 태평양지역에서의 패권 추구에 강한 우려를 드러낸 바 있습니다.
지난 3일 시드니에서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그는 중국의 부상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이 지역에 필요한 힘의 균형을 보전해야 한다. (특정 국가가) 어떠한 헤게모니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은 중국이 태평양에서 헤게모니를 장악해 '힘의 균형'을 깨뜨리는 것을 프랑스가 영연방 국가들과 함께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호주는 중국이 태평양 도서국가들에 막대한 개발원조 자금을 쏟아붓자 이를 중국의 영향력 확대 전략으로 보고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이 호주 인근 남태평양 바누아투에 군 병력을 주둔시킬 것이라
중국 관영언론의 마크롱에 대한 비난 수위는 훨씬 높았습니다.
관영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즈는 4일 기사에서 "마크롱이 인도양·태평양 지역에서 기회주의적인 쇼를 벌이고 있다"면서 "프랑스가 쇠퇴하더니 그 나라의 외교에서 기회주의가 득세하고 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