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 취재에 참여한 외신들이 폭파 소식을 일제히 타전했습니다.
AP통신은 북한이 외국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 시간에 걸쳐 폭파를 진행했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풍계리 현지발 기사에서 강경호 핵무기연구소 부소장이 "(핵실험장 폐기의) 마지막 행보는 모든 인원의 완전한 철수와 핵실험장을 둘러싼 지역의 최종적 폐쇄가 될 것"이라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이런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영국 스카이뉴스의 아시아 특파원 톰 체셔는 "우리는 산으로 올라가 500m 떨어진 거리에서 폭파를 지켜봤다"면서 "그들은 셋, 둘, 하나 카운트다운을 했습니다. 큰 폭발이 있었고,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먼지와 열기가 밀려왔고, 대단히 큰 소리가 났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이번 참관에 참여한 기자들에게 "전례 없을 정도로 상세하게" 브리핑을 했다고 체셔는 전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다섯 차례 핵무기를 시험한 갱도를 보여줬는데, 입구에는 연극 무대장치처럼 여기저기 전선이 걸려있었다고 묘사했습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현지시간으로 어제(24일) 북한 핵무기 연구소 강경호 부소장의 브리핑을 보도했습니다. 강 부소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핵실험장 폐기의) 마지막 행보는 모든 인원의 완전한 철수와 핵실험장을 둘러싼 지역의 최종적 폐쇄가 될 것"이라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이런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강 부소장은 "4번 서쪽 갱도는 아주 강력한 핵실험을 안전하게 수행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됐었다"며 "하지만 3번 남쪽 갱도와 마찬가지로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폭파된 풍계리 핵실험장 복원은 불가능하다"면서 "풍계리 실험장 외에 다른 핵실험장이나 갱도는 북한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핵개발 과정에서 이란이나 시리아와 협력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핵무기 연구소는 핵실험장 폭파 뒤 발표한 성명에서 "핵실험장 갱도와 시설물 폭파로 인한 주변 환경으로의 핵물질 유출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핵실험장 폐기를 관람한 다른 러시아 언론 매체인, 관영 뉴스 전문채널 RT의 이고리 즈다노프 기자는 "참관 기자들에게 4개 갱도 가운데 3개를 보여줬다"고 전했습니다.
즈다노프는 "그 가운데 하나인 북쪽 갱도(2번 갱도)는 가장 최근의 핵실험들에 이용됐으며, 나머지 2개 갱도(3번과 4번 갱도)는 새로운 것으로 가까운 미래에 사용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갱도들을 파괴하기 위한 폭파는 흙과 바위들이 분출하는 인상적인 것이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작업을 완전히 마무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북한 외무성 공보를 인용해 "북한이 폭파 방식으로 핵실험장의 모든 갱도를 폭파했고, 갱도 입구를 완전히 봉쇄했다"면서 "지상의 관측 설비와 연구소, 경비 부대 건물 등을 철거했다. 또 경비인원과 연구원들을 철수시키고 완전히 핵실험장 주변을 폐쇄했다"고 전했습니다.
통신은 이어 "북한의 핵무기 연구소 등 관련 기관에 대해서도 모든 업무 조치를 마쳤다"면서 "이를 통해 핵실험 중단을 투명하게 보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풍계리 지역은 맑은 날씨로 밤부터 내일 오전까지 소나기가 올 것으로 예고돼 25일까지 폐기행사를 하기에는 최적의 상황이었다.
북한은 핵실험장 갱도 뿐 아니라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발표한 대로 지상의 관측설비와 연구소, 경비건물 등을 폭파방식으로 철거함으로써 시설을 완전히 폐기했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는 2006년
풍계리는 해발 2천205m의 만탑산을 비롯해 기운봉, 학무산, 연두봉 등 해발 1천m 이상의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암반 대부분이 화강암으로 이뤄져 핵실험 이후 발생하는 각종 방사성 물질의 유출 가능성이 크지 않아 핵실험의 최적지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