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인줄 알았다" '온라인 남친'에게 260억원 보낸 60대 홍콩 여성

홍콩에서 '로맨스 스캠'으로 인한 사상 최대 피해액이 나오며 홍콩 경찰이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오늘(7일) 최대 규모의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온라인 연애 사기)이 일어났다며 이러한 사기 행각이 홍콩에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홍콩 경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경찰에 신고된 온라인 로맨스 사기 피해는 모두 272건, 1억3천700만 홍콩달러(약 196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78건, 3천640만 홍콩달러보다 3배 이상으로 늘어난 피해액입니다.

또한, 지난해 전체 로맨스 스캠 피해 235건, 1억800만 홍콩달러보다 더 많은 금액입니다.

사기꾼들은 주로 백인 남성 사업가, 전문직, 전역 군인 등으로 위장하며, 피해자와 친분을 쌓은 뒤 긴급한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는 전형적인 수법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홍콩에서 부동산 투자회사를 운영하는 66세 여성 A 씨는 2014년 4월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한 남성을 만났습니다.

자신이 영국에 사는 엔지니어라고 밝힌 이 남성은 매너 있는 말투와 친절한 태도로 금세 A 씨의 호감을 샀고 한 달 후 이 남성은 A 씨에게 급하게 돈을 보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고,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꼭 갚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남성에게 푹 빠져있던 A 씨는 아무 의심 없이 그에게 돈을 보내줬습니다.

이후로도 이 남성은 여러 이유를 들어 돈을 보내달라고 부탁했고, A 씨는 그 부탁을 모두 들어줬습니다.

그렇게 A 씨가 올해 7월까지 4년 동안 홍콩, 말레이시아, 일본, 대만, 영국, 독일 등의 계좌로 보낸 돈은 무려 1억8천만 홍콩달러(약 260억원)에 달하며 보낸 횟수는 200번 이상이었습니다.

A 씨는 최근 가족과 대화를 나누다 자신이 사기를 당한 것을 깨닫고 지난달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홍콩 경찰은 "온라인 로맨스 사기의 목적은 '사랑'이 아닌 '돈'임을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며 "온라인 데이트를 할 때는 상대방의 신원을 반드시 확인하고, 자신의 신원 정보를 온라인에 너무 많이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