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에서 발생한 강진에 쓰나미에 그야말로 속수무책입니다.
조경진 기자와 뉴스추적 이어가겠습니다.
조 기자!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 기자 】
알려진 것처럼 8층 호텔 건물, 병원, 대형 백화점 등 건물과 주택 수천 채가 무너져 내렸습니다.
바다 위에는 시신들이 떠다니는 참혹한 상황입니다.
팔루의 한 호텔 잔해 속에는 수십 명 갇혀 있는데, 구조대가 맨손으로 필사적으로 구조 작업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중기 같은 구조 기구가 없거나 부족해 구조 요청을 하는 피해자들의 절규 속에서도 속수무책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통신 두절은 기본에 다리는 엿가락처럼 휘었고, 주요 고속도로는 산사태로 막혔습니다.
1만 6천 명 이상 주민들이 집을 잃고 이재민이 되어 긴급하게 꾸려진 대피소에서 피난 중입니다.
현재 재해 지역을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는 활주로가 파괴되지 않은 팔루 공항으로 군용기만 이착륙이 허용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 앵커멘트 】
조 기자!
그런데 치안까지 걱정입니다.
【 기자 】
팔루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 절반 이상이 지진으로 벽이 무너지자 혼란스러운 상황 틈타 탈옥을 했습니다.
당시 경비원들도 패닉 상태였기 때문에 이들을 막을 수 없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주민들은 파괴된 쇼핑몰에서 물건 들고 나오는 등 재해현장서 약탈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지의 혼란이 가중되면서 인도네시아군이 현지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 앵커멘트 】
지금 그런데 연락이 아예 안 닿는 곳도 있다면서요?
그렇다면 지금까지 알려진 피해 규모 그 이상이 될 텐데요.
【 기자 】
팔루 시 인근 동갈라 지역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입니다.
동갈라는 30만 명 이상 살고 있는 지역으로, 팔루보다 진앙지에 더 가까워서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지에 있는 우리 교민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 인터뷰(☎) : 인도네시아 한인회 관계자
- "해변가였는데 시체가 죽은 사람들이 그대로 있겠는가 하는 거죠. 물이 빠져나가면서 바다로 다 빠져나가지 않았겠는가 하는 겁니다. 아직 정부도 파악을 못 하고, 오늘 동갈라인가 지역에 들어가서 인도네시아 정부도 구조활동을 하는 것 같은데 손을 못 대고 있는 것 같아요. 장비라든지 투입할 여력이 안 되니까."
구조 활동은 고사하고 현재 피해 규모 파악도 어려운 상황으로 보입니다.
동갈라는 현재 육상이나 항공 접근이 막혀 해상으로 접근을 시도 중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 앵커멘트 】
이렇게 피해가 큰 이유 중에 하나로 지금 쓰나미 경보를 해제했던 게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조 기자!
당국에서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가 곧바로 해제했다면서요?
【 기자 】
현지시간으로 28일 오후 6시 2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 북부 지역에 규모 7.5 강진이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은 쓰나미 경보를 내렸지만, 34분 만에 쓰나미 경보를 해제했고 이후 쓰나미가 들이닥쳤습니다.
쓰나미는 최고 6m 파고로 해변을 시속 400km 속도로 덮쳤습니다.
당시 인근 해변에서는 수백 명이 축제를 준비하다 변을 당했습니다.
수토포 인도네시아 재해 당국 대변인은 "쓰나미가 올 때 주민들은 해변에서 여전히 평상시처럼 행동했고, 즉각 달아나지 않아 그들은 희생자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멘트 】
경보를 내렸다가 대체 왜 해제를 한 겁니까?
【 기자 】
한마디로 메뉴얼에 따라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은 팔루 근처에 조류 관측 설비가 없었기 때문에 다른 자체 데이터와 절차에 따라 쓰나미 경보를 해제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관측 장비는 팔루에서 200km 떨어진 곳에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측정기에는 6cm 파고만 기록했기 때문에 이 정도 수치로는 팔루 인근의 대형 파고를 설명할 수 없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 앵커멘트 】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 위에 있는데다, 지진이나 쓰나미가 잦은 곳이니 대처 메뉴얼이나 경험도 많았을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 기자 】
그렇기 때문에 쓰나미 대응태도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셉니다.
창피하다, 화가 난다, 경보가 해제됐는데 쓰나미는 발생했다 등 여러 의견이 SNS에서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비난이 폭주하고, 울분이 빗발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피해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명확한 설명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 클로징 】
만약이지만, 쓰나미 경보가 계속 유지됐다면, 지진이 발생한 뒤 대부분 사람은 고지대로 신속히 대피했을 것이고 사망자가 이토록 크게 늘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지금부터라도 피해자를 줄일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모두가 최선을 다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조 기자! 수고했습니다.
[ 조경진 기자 / nice2088@mbn.co.kr ]